잇따른 화재로 '전기차 불안증' 확대...K-배터리 3사, 화재예방 기술 강화 '총력전'
삼성SDI·LG엔솔·SK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고도화 집중 BMS 기술, 배터리 온도·전압·전류 이상 감지시 전원 제어로 예방 3사 모두 열 안정성 높은 '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앞장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배터리 불안증'이 확산되자 배터리 생산 업계가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간 연구해온 안전기술을 재점검하고 전류·전압·온도 등을 최적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특수 소화시스템 등 미래기술 개발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전기차 신뢰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배터리 화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대응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압, 전류, 온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 기술 고도화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팩 내부의 전류, 전압, 셀 온도 등의 데이터를 파악해 배터리 이상을 예측해내는 차세대 BMS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MS는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한 시스템이다. 평소에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제어하고 셀 밸런싱을 통해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릴레이(특정 조건에서 다른 회로를 열고 닫는 장치)'를 통해 전원을 제어해 사고를 예방한다.
삼성SDI는 차세대 BMS 배터리 생산을 통해 배터리 수명과 주행거리, 에너지 출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효율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3월 미국의 무선통신 개발 기업 '퀄컴'과 손을 잡고 인공지능(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지원하는 BMS 진단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BMS 개발에 연구원 400명 이상을 투입하며 관련 기술 고도화에 매진 중이다. 최근에는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를 통합해 관리하는 '배터리운영토털솔루션'(BMT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배터리관리칩(BMIC)'를 개발해 배터리 안정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BMIC는 배터리 팩의 전압과 온도 정보 등을 파악해 이를 곧바로 파악해 BMS가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아울러 이들 세 기업은 최근 화재 차량에 탑재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신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만큼 열 안정성이 높아 고온 환경에서도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열폭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5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을 공급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삼성SDI 연구팀이 '열 폭주' 메커니즘을 밝혀내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해 2030년까지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성능과 함께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온 역시 오는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이러한 기술 개발이 최근 발생하는 화재에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함으로써 '배터리 불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고객들이 전기차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더더욱 배터리 기업들이 안전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세단 EQE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차량 140여대를 비롯해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고 약 480여 가구의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해당 차량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파라시스 에너지의 NCM(니켈‧코발트‧망간) 타입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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