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바닥일지 모르지만, 우선 사자” 개미가 지킨 코스피…회복 가능성 충분
개인 투자자,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 5583억1500만원 매수 외국인·기관은 ‘매도’ 강세…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 영향 9월 美 기준금리 인하 전망 우세…실질적 경기 개선도 가능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1990년 이후 역대급 일별 하락률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코스피가 폭락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강한 매수세로 추가적인 지수 하락을 막고 있다.
증권업계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반영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너무 과도한 경향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종가 기준 2777.68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1주일 만인 8일 2556.73포인트로 약 7.95% 하락했다.
특히 지난 5일의 경우 하루 만에 무려 8.7%가 하락했는데 이는 ▲2001년 9월 12일(9·11일 테러 이후, -12%) ▲2000년 4월 17일(닷컴 버블 붕괴, -11.6%) ▲2008년 10월 24일(글로벌 금융위기, -10.6%) ▲2008년 10월 16일(글로벌 금융위기, -9.4%)에 이은 역대 5위의 일일 하락률 기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 인공지능(AI) 버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코스피 급락에는 여러 배경들이 있다”며 “그래도 코스피가 하루 만에 8.7% 하락할 정도는 아니었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8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6432억1400만원을, 기관은 2조 1381억1700만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반대로 개인 투자자는 4조 5583억1500억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막았다.
허 연구원은 “7~8%가 넘는 코스피 폭락은 9·11테러 당시를 비롯해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채무불이행 등 금융위기 국면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코로나19 당시, 또는 금융위기 국면만큼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공포에 대해 시장이 한 번쯤 우려할 만하지만, 침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 우려는 매우 과도하며, 이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완화되는 과정에 접어 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직전월(48.8)보다 2.6포인트 오른 51.4를 기록하며 업황 확장세를 보였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한 주 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3만3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1만7000명 감소했다.
여기에 추가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에 대해 만장일치로 올해 9월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오는 9월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하 시작로 인한 실질적 경기 체질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의 낮아져 있는 주식시장 레벨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각종 경제 지표를 신중하게 살펴보면서 투자 전략을 꾸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궤적이 경착륙일지 연착륙일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을 확언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은 약간의 경계심을 가지고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고용보고서 등 지표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여부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확인해야 하는 변수”라며 “시장 방향성을 단기에 하락 방향으로 강하게 이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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