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 전에 사자”...한숨소리 줄어든 노‧도‧강, 부동산 시장 ‘꿈틀’
노도강, 급매물 소진되면서 가격 상승 더해져 내집마련 지금이 적기, 투자는 좀 더 신중해야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하루를 멀다하고 오르는 아파트 값 때문에 지금이라도 매매에 나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알아보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너무 올랐네요”
강북구에 신혼집을 꾸렸던 이 모씨(여. 31세)는 최근 전세 대신 아파트를 사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다. 새 아파트 청약도 고려했지만 서울에선 신규 공급 물량을 찾기도 힘들고 분양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구축 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도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원하는 매물은 거의 자취를 감췄고, 집값 역시 생각보다 크게 오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는 같은 기간 0.32% 오르며 21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10일 0.45% 상승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는 향후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 심리가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 발 아파트 가격 상승은 강북권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지나 노‧도‧강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
실제로 노‧도‧강은 지난 6월부터 상승 기류를 타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신고가를 찍는 등 상승기류를 탄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노원구 0.17%, 도봉구 0.04%, 강북구 0.21% 등 서울 아파트 값 상승 기류에 함께 올라탔다.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보면,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5월 354건에서 6월 443건, 7월 658건으로 매월 100건 가량이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봉구에서는 같은 기간 114건, 173건, 223건을, 강북구에서는 74건, 102건, 129건으로 거래량이 매월 늘어났다.
이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노원 263건, 283건, 293건 ▲도봉 95건, 115건, 127건 ▲강북 57건, 129건, 65건 등 올해 들어 노‧도‧강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매매거래액도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1~7월 노원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1605만원, 도봉구 5억843만원, 강북구 5억9763만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각각 6억2528만원, 5억6280만원, 6억3882만원으로 상승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1억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아파트는 지난 3월 전용면적 84.9㎡ 8층이 10억3800만원에 실거래 됐다.
하지만 지난 6월에는 같은 면적형이 11억2700만원(7층)에 거래되면서 손바뀜 됐다가 7월 3층이 11억50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최고가를 찍었다. 불과 4개월 만에 1억12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또한,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4㎡는 지난 5월 15층이 7억9500만원에 거래됐으나, 7월에는 같은 층에서 8억5000만원에서 실거래 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강북구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미아뉴타운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3㎡은 지난 1월 19층이 8억원에 거래됐다. 7월에는 8층이 8억80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노‧도‧강의 경우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저평가된 지역으로 꼽히면서, 초기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혼부부나 영끌족에게 큰 관심을 받은 곳이다.
이 모씨는 “그나마 서울에서는 비교적 싼 가격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하고 교통편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 평소 눈여겨 본 지역인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가격이 오르고 마음에 드는 매물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될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는 하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기가 너무 어렵고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상한다고 하니 더 늦기 전에 내집마련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거주를 위한 내집마련의 목적이라면 이 씨의 경우처럼 지금이 적기라면서도 투자에 있어서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재건축에 나선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7월 전용면적 31.98㎡ 3층이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월 같은 면적대 3층이 4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1% 오른 가격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노‧도‧강 아파트 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면서도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주요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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