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이사철...전셋값은 천정부지, 매물 줄고 대출 제한까지 수요자는 ‘혼란’

서울 전세 매물, 지난해 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9월 수도권 입주 물량도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 이사철 수요 맞물리며 전세가격 상승 더욱 부추길 수도 금리 인상 및 대출한도 제한에 미입주 아파트도 증가 예상

2024-09-11     권일구 기자
가을 이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서울 전세 매물은 지난달 28일 기준 2만6993건으로 올해 초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 10월 빌라 전세 만기를 앞두고, 인근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박모(34세, 서울 강북구)씨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아파트엔 전세 매물이 없고, 있다 하더라도 생각했던 가격 보다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은행권에서는 대출한도까지 제한한다고 하니 자금 부담까지 늘었다. 박모 씨는 조금 올려주고서라도 지금 살고 있는 빌라의 전세계약을 연장해야 할지 아니면 반전세로 이사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전세 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66주) 상승하고 매물 역시 크게 줄었다. 여기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나 시중은행들이 하나 둘 씩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하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가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리면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달 28일 기준 2만6993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초 고점을 찍었던 5만5882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초 3만5000건 규모를 유지한 것과 비교해도 30%가까이 빠진 물량이다.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월간 아파트 입주물량 추이’를 살펴보면, 9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036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2만5460가구와 비슷한 물량이지만, 수도권의 경우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감소한 8906가구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전월 1만8950가구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수도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퀘스트]

윤지해 부동산R114리서치팀 팀장은 “가을 이사철 시즌에 본격 진입하는 만큼 아파트 입주 물량에 연동되는 임대차 가격의 민감도가 더 커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문상동 구도 D&C 대표는 “전세 매물 부족과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우려 외에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이 4년째를 맞으면서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는 것도 전세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제한하는 등 총량 조절에 본격 나서면서 전세 수요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전세가격과 대출규제 등으로 아파트 입주율도 하락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월 수도권 입주율은 79.2%로 전월 80.3% 대비 1.1%포인트(p), 서울은 같은 기간 85.7%에서 82.2%로 무려 3.5%p 각각 낮아졌다.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금리 인상과 2단계 스트레스DSR 등에 따른 대출한도 제한 등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미입주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곧 향후 빈집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9월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102.8, 92.8로 각각 5.3p, 6.7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입주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그 아래면 그 반대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지해 팀장은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이 1년 넘게 오름세인 상황에서 9월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임대차 가격의 상승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가격 상승에는 공급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의 대출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른 자금동맥경화도 한몫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전세 입주를 위한 세입자 뿐 만 아니라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1주택자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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