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한 회색빛 산단, 청년 찾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선도산단 10개 선정

산업부 ·문체부 ·국토부 협업,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 수립·확정 서울 성수동처럼 청년 선호 문화 및 지식산업 분야 창업 공간 저렴하게 제공 산단 근로자, 시세 대비 35~90% 저렴한  임대주택 제공

2024-09-12     권일구 기자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정부가 산업단지(이하 산단)을 청년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산단에 문화를 입힌 ‘문화융합 선도산단(가칭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을 3년내 10곳을 선정해 집중 지원 한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는 12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 2월 경상남도 민생토론회에서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청년 근로자가 열악한 근무 여건 개선을 건의했고, 윤석열 대통령 이 관계부처에 ‘청년이 살고 싶은, 문화가 풍부한 산업단지 조성’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세 부처는 즉각 범부처 합동 전담팀(TF)를 구성해 현장방문, 전문가 의견수렴, 기업 간담회 등을 거쳐 이번 계획을 수립했다.

이날 발표한 계획에서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총 10개의 산단을 선도산단으로 선정해 정부의 13개 사업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선다.

우선 산업단지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통합 브랜드를 구축키로 했다. 산업단지별로 주력업종, 역사성, 문화자산 등 고유 특성을 반영 하여 브랜드를 개발하고, 도서관・기록관・박물관 기능의 산업 라키비움(Larchiveum), 기업 체험관 등의 상징물(랜드마크)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중심으로 광장, 공원 등 특화 브랜드 공간을 개발하고, 제품 전시·체험관 등을 운영해 지역의 인기명소(핫플레이스)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내 문화·편의시설 확충하고 경관을 개선해 산단의 일상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이를 위해 산단 입지 제도를 개편해 문화시설과 식당·카페 등 시설을 확대하고, 공공체육시설용 토지의 조성원가 분양, 공장 내 부대시설로 카페 등의 설치 허용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매년 전국 산단 소재 ‘아름다운 공장’을 선정 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의 자발적 경관개선 노력과 영세 노후공장의 내·외관 개선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

‘밤이 빛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산단 야간경관 개선, 산단 기반시설과 조형물·미디어아트를 접목 하는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 도입, 청년문화센터 건축 확대도 추진한다.

특히, 산단 근로자의 경우 시세 대비 35~90%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산단 내 카풀·동승택시 이용을 지원하는 교통 플랫폼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천원의 일상 문화 티켓 사업’도 시범 추진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요를 발굴, 영화 티켓 등 일상 문화 티켓을 할인받아 대량 구매 하면, 중소 입주기업이 자금을 매칭해 근로자에게 저렴하게 공급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을 통해 산단별로 총감독을 선임하고 근로자 문화체험, 야외 벼룩시장, 지역예술가 전시회 등 지역 특화 콘텐츠도 기획한다.

또 산단 브랜드, 지역자산, 제품 등을 활용한 관광 체험 콘텐츠도 개발해 산단을 관광자산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울의 성수동 사례와 같이 노후 산단을 청년 창업가와 문화예술인의 실험무대로 전환하여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청년이 선호 하는 문화・지식산업의 산단 입주 수요를 확인해 입주를 확대하고, 청년에게 문화·지식산업 분야 창업·협업공간을 저렴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단 내 산단 내 ‘청년 공예 오픈스튜디오’(열린 공방), 예술인 레지던시 등을 조성해 예술인을 유치하고 제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한다.

정부는 새롭게 조성하려는 15개 국가산단에 대해서도 조성 단계부터 특화 문화 시설을 구축키로 했다.

또한 입주기업・지역상의, 지자체, 문화단체, 산단 유관기관이 ‘산단 문화 융합 협의체’를 구성하여 자발적으로 문화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문화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면 정부사업을 우선 지원해주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산업단지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서 지속적인 역할 을 수행하기 위해 사람과 기업이 모일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지는 융복합 공간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60년대 경공업 수출기지로 시작한 산업단지는 70~80년대 중화학공업, 90년대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모하여 우리 ‘제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회색빛 낡은 이미지와 문화·편의시설 및 콘텐츠 부족으로 청년이 기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산단 내 청년 인력 확보는 우리 제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과제다”라며 “이번 계획을 통해 산업단지에 문화를 담아 청년이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우리 제조업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단지만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 여건 조성이 필수적이다”라며 “산업단지의 공간에 문화를 접목하고, 산업단지만의 색깔을 입힌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산업단지를 지역주민, 청년, 외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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