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은행주, 금융당국 규제 강화에 ‘휘청’…증권업계 “여전히 매력적” 매수 권고
금융당국,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 목표로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예정 향후 금리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 우려로 급락한 미국 은행주 약세도 악재로 작용 안정적인 실적,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으로 향후 추가 가능성 충분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초부터 승승장구를 이어온 은행주가 금융당국 규제 강화와 미국발 악재 여파로 최근 급락했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관련 감독규정 변경 예고와 미국 은행주 하락이 맞물려 빚어진 결과인데 주요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전망치 등을 고려해 은행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그대로 유지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은행주는 6% 이상 주가가 빠졌으며, KRX 은행지수 역시 5.2% 하락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하던 은행주가 갑자기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예고’와 ‘JP 모건의 이익 가이던스 하향’이 지목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위기상황 대응 능력을 살펴보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은행들에 최대 2.5%포인트의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여한다는 방침을 예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기에는 만약 최소 자본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주환원, 상여금 지급 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강화된 자본 규제가 주주환원, 성장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주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은행주가 금리 인하와 이자이익 감소 우려로 인해 급락한 점도 국내 은행주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JP 모건 총괄사장의 순이자이익(NII) 전망치 하향 발언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수급이 이탈이 되면서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로 간주되던 금융·자동차주의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들의 주가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과도한 걱정은 금물’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연초 이후 높은 주가 상승 속에 모멘텀 공백기에 들어가며 각종 노이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그러나 3분기 호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 밸류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비정상의 정상화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은행주는 여전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은행 대비 높은 투자 매력도를 감안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미국 모두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지만, 금리 인하가 결정되더라도 은행들의 실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훼손 우려는 있지만, 은행권이 비이자이익·건전성 관리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 가치 제고 방안에 기반한 주주환원을 기대해볼 수 있는 만큼 최근 은행주 낙폭은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은행주의 주가 변동성은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등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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