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어닝 쇼크’ 후 증권업계, “4분기도 쉽지 않아” 목표주가↓
KB증권·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 목표주가 하향 조정 “4분기에도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등장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과대 해석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이 시장의 기대치를 미치지 못한 실적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를 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또 ▲NH투자증권(9만2000원→9만원) ▲유진투자증권(9만1000원→8만2000원) ▲현대차증권(10만4000원→8만6000원) 역시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달 8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 전망치인 80조 8700억원, 10조 347억원을 크게 하회한 수치다.
실적 발표 후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 부문장)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들에게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실적 발표에서 제시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못했고,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던 비메모리도 일회성 비용으로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메모리의 일회성 비용은 장기간 성과를 내지 못한 프로젝트에 대한 정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경험적으로 볼 때 이와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며 4분기에도 전사 실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을 감안해도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진한 실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재고조정과 완제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4분기에도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과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5%, 16% 낮춘 36조원, 48조원으로 수정했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등 세트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로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하며 과거 10년 평균 하단인 1.2배를 하회하고 있어 향후 주가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의 경우 D램과 낸드의 판매 가격 인상 효과로 인해 예상과 같이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메모리 부문의 수익성 부진 원인이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증가와 낮은 수율로 인한 생산원가 상승이기 때문에 분기 실적 부진을 과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 경영진이 실적 발표 후 입장문을 내고 시장과의 소통에 나섰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주가의 지나친 하락은 단기 실적보다는 무너진 기술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최고 경영진의 입장문 발표가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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