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기자의 쓴소리] “금리 인하기?”…대출금리는 ‘상승’, 예금금리 ‘하락’에 속 터지는 국민들
시중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연이어 수신 금리 낮춰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대해선 “금융당국 압박” 이유로 오히려 올려 예대금리 차이로 은행들만 돈 버는 구조에 ‘이자장사’ 비판 거세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이달 11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내수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38개월 만에 통화정책이 전환됐다.
금리 부담을 느껴온 대출자들은 이번 기준금리 하향 조정에 반가운 기색을 나타냈다. 조금이라도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되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희한하게도 예·적금 금리는 발 빠르게 조정을 시작했다.
최근 NH농협은행은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55%포인트,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는 각 0.25%포인트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
비슷한 시기 우리은행도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0%포인트 낮췄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미 수신 금리 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실제 시장금리를 수신 금리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출금리 상황은 다르다.
이달 18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에 오히려 하단이 0.160%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해당 기간 동안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포인트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와 반대로 간 셈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씁쓸한 기분이 든다. 대출금리와 예·적금 금리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만 더 커졌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관리에 대해서만 엄격한 관리·감독에 나서고 있는 금융당국도 문제다.
시장금리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되겠지만,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예·적금 금리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주변 사람들은 “대출금리가 오히려 올랐는데 왜 ‘금리인하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가”라고 묻는다.
예·적금 금리의 상황만 보자면 ‘금리인하기’가 맞고, 대출금리를 생각하면 ‘금리인상기’가 올바르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금리에 영향을 끼치려면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적금 금리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비슷한 예가 있다. 바로 ‘기름값’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국내 주유소는 이를 핑계로 득달같이 기름값을 올려 받는다.
이와 반대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이미 저장된 기름들을 팔아야 한다”며 기름값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은행도 기업이고, 정유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내걸고 돈을 버는 것이 ‘올바른 기업 정신’일 것이다.
11월, 12월 대출금리 변동 움직임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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