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벌벌' 게임업계, 희망퇴직‧비핵심 사업 정리 등 고강도 쇄신 나서
엔씨소프트, 희망퇴직 및 자회사 신설...과감한 체질 변화에 게임 개발 집중 카카오게임즈, 업황 부진에 실적 감소 뚜렷...신작 개발 매진으로 반등 모멘텀 마련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게임사들이 인력 감축 및 계열사 분리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이들 기업은 장기간 이어져오는 업황 불황 속 고정지출을 줄이고 핵심 사업인 '게임 개발'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내달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적용 대상은 근속기간 1년차 미만부터 15년차 이상 직원까지 거의 모든 직군에 해당된다.
엔씨소프트의 희망퇴직 프로그램 시행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부터 인건비 감축을 위해 권고사직을 단행해왔다.
앞서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회사 권고사직 및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4000명대 중반으로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전체 인원이 5023명(지난해 말 기준)임을 감안하면 이는 대략 10% 내외에 달하는 감축 규모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새로운 자회사 4곳을 설립하며 과감한 체질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새 자회사 4곳 중 3곳은 독립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운영되며, 나머지 한 곳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을 맡는다. 지난 1일에는 비상장법인 신설회사 2곳(엔씨큐에이, 엔씨아이디에스)이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고강도 채질 개선 배경에는 저조한 실적이 꼽힌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올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5% 줄어든 257억원이었으며, 2분기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 74.9% 감소한 88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는 고강도 경영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인 '게임 개발'에 힘을 쏟으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레거시 IP(지적재산) 안정화, 레거시 IP 글로벌 확장, 레거시 IP 기반 신규 장르 게임 개발 등을 매출 성장 전략으로 언급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계열사 사업을 정리하고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지난 9월 30일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분 53.56% 가운데 37.55%를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해 약 784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8월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또다른 계열사인 '카카오VX'가 진행 중인 골프용품 사업,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연내 정리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에도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가 뚜렷한 상황이다. 올 2분기 매출액(2356억원)과 영업이익(2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9%, 89.43% 감소했으며, 순손익(-117억원)도 적자로 전환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16종에 달하는 신작 로드맵을 공개하며 반등 모멘텀을 모색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고강도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본업인 게임 흥행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위기를 겪고 있는 게임사들을 보면 주력 게임들의 매출이 도드라지게 감소한 상황"이라며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부분들을 과감하게 줄이기로 한 만큼 향후 출시될 신작들의 흥행 성과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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