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론' 속 취임 2주년 맞은 이재용 회장...별도 행사 없이 경영 구상 몰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지난 2022년 10월 27일 회장 취임 올해도 취임식과 1주년와 같이 행사·공식 발언 없이 조용한 행보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로 회장 취임 2년이 됐다.
최근 '삼성전자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내놓을 해결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별다른 취임 2주년 기념행사 없이 차분히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이재용 당시 부회장은 별도의 행사 없이 회장직에 올랐고, 지난해 취임 1주년 때에도 공식 발언이나 행사 없이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올해는 선친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21일), 추모 음악회(24일), 추도식(25일)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지난 24일에는 추모 음악회에 앞서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부회장) 등과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현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도 추도식 이후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명과 함께 1시간가량 오찬을 하며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고 삼성의 위기 극복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미 앞서 수차례 삼성이 처한 현실과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미래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사장단 오찬에서는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과감한 도전을 강조했다.
앞서 2021년 11월에는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통한 '뉴 삼성'으로의 변화를 강조해오고 있다.
취임 1년차 당시에는 기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에 더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추가로 도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앞장서왔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 승진시에도 회장이 법률상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이사회 승인 절차가 필요없음에도 이사회의 논의 절차를 거쳐 회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아울러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을 뛰어넘는 '뉴삼성' 전략 달성에도 몸소 나서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그간 계열사를 비롯해 협력사까지 직접 챙기며 강행군을 이어왔다.
이 회장의 '뉴 삼성' 전략은 크게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확장, 준법문화 정착, 산업 생태계와의 소통 확대 및 지원, 임직원 자부심 및 국민 신뢰도 제고 등으로 요약된다.
일각에선 이같은 '뉴삼성' 전략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래전략실은 지난 2017년 해체된 이후 사업영역별 태스크포스(TF)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영역별 TF로는 과거와 같이 확실한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회장의 빠른 등기임원 복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경영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과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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