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불어 온 디지털 트윈 ‘붐’, 미래산업 핵심 기술로 부상...외산 플랫폼 선호는 과제
다양한 시뮬레이션 통해 분석하고 대안 찾는 기술 철강‧조선‧건설‧전자업계 등 디지털 트읜 기술 적용 통해 생상선 효율화 나서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최근 실제와 동일한 3차원 모델을 만들고 현실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데이터기반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붐이 거세다.
특히, 제조업이 강세인 한국의 산업계 특성상 가상 시뮬레이션 모형 수요가 많은데, 이제는 조선업을 비롯해 건설, 전자 등 산업전반에 디지털 트윈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 기술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안 문제와 데이터 수집 및 처리에 대한 어려움, 외국산 플랫폼 선호 등도 존재하는 만큼, 데이터의 및 국산 플랫폼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9억1000만 달러(약 18조2000억원)에서 2032년까지 2593억2000만 달러(약 365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39.8%로 예측된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가상 세계에 동일하게 구현한 것으로 가상 모델을 만드는 기술이다. 현실과 가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상호 작용하게 돼 디지털 트윈이라 불리고 있다.
현재 상태나 생산성, 동작 시나리오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에 효율성을 향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조, 에너지, 물류, 건설, 자동차, 항공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돼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규모 스마트시티 건설, 제조 분야의 혁신, 오픈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국내 산업계가 앞다퉈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철강 산업에 조업의 시뮬레이션, 설비 최적화, 안전관리 등 디지털 트윈을 적극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발전소에 이 기술을 구축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의 운전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상황을 예측해 대응하고 있다.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하거나 플랫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간정보 업체인 이지스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토지청은 국토 입체공간관리를 토대로 국가디지털 경제체체로의 전환을 위해 이지스의 디지털트윈 서비스 기반 솔루션을 활용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빌딩의 전기, 조명, 소방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빌딩플랫폼 ‘바인드’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 빌딩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코레일과 함께 서울역과 시흥차량기지 등 실제 철도시설물과 동일한 3차원 가상 세계를 만들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를 통합 관제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가전제품 생산에 있어서는 이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고 있다.
조선업계도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가상 조선소를 구축해 조선소 현장 정보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가시화했고, 한화오션은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드론과 사물인터넷 통해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각종 생산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트윈국토’ 표준 마련에 나선다. 다양한 기관과 시스템에서 손쉽게 활용 할 수 있도록 해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국토 만들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산업계 전반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디지털 트윈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처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데이터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서로 다른 시스템 간에 데이터를 교환하고,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성호 이지스 대표는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만들어서 현실에서는 해볼 수 없는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기술이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기술 등이 대두되면서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8년부터 시장에 점차 알려지면서 지금은 이 기술을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3년 정도는 기술에 대한 가시화 단계였다면 최근 2년은 가상 속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제로 업무에 적용 할 수 있는 구조로 넘어가는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디지털 트윈 기반에 대한 데이터와 기술 등이 플랫폼에 적용되면서 기업이 하고 싶은 업무만 별도로 추가하면 서비스가 이뤄질 만큼 발전했고 이를 통해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산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는 “외산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라면서 “외산 플랫폼이 안드로이드 등의 오픈소스를 통해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구글에 인수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됐듯이 언제든 오픈소스가 닫힐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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