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 등 대형 건설사 수장 교체 회오리...실적부진 만회, 조직 분위기 쇄신 비상책

DL이앤씨, 마창민 이어 서영재 아웃...박상신 대표 새 수장으로 '경영내실화' 집중 SK에코플랜트,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 신임 사장 선임...업무효율 개선 대우건설, 김보현 총괄부사장 새 수장으로 내정...책임경영 체계 강화 현대건설, 전략·기획 전문성 갖춘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 내정...신성장 동력 확보 주력

2024-11-15     권일구 기자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업계가 수장을 교체하거나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업계가 수장을 교체하거나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에 나서고 있다.

실적부진에 따른 위기 대응법을 모색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는 등 가라앉은 지금의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경영혁신’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조기 인사를 시작으로,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무분, GS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임원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월 DL이앤씨는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지난 3월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는데, 당시 인사에선 마창민 대표를 비롯해 총 18명을 내보냈다.  이에 그치지않고 마  대표 자리에 새로 선임된 서영재  대표 역시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두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선 DL이앤씨가 지난해 보다 3명 줄어든 6명의 신규 임원만 선임하는 등 3월 대대적인 개편 이후 임원 수를 더욱 줄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인적쇄신을 통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경영 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달, SK에코플랜트도 조직 개편을 통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사업 조직 독립, 건축‧토목‧플랜트는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조직개편의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나고 신규 임원 1명이 승진했다. 지난 5월엔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해, 업무효율 개선과 비즈니스 모델 등 회사의 경영혁신 집중에 나서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대우건설도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정창선 증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총괄부사장이 새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기존 7본부 3단 4실 83팀에서 5본부 4단 5실 79팀으로 기구 조직을 개편했다.

가장 큰 특징은 대내외 소통능력과 업무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팀의 약 40%를 신임 팀장으로 교체하고 최초로 여성엔지니어 출신을 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찾음과 동시에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이날 현대건설은 해외수주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윤영준 사장이 물러나고, 이한우 전무(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를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한우 부사장은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한우 부사장은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해 업계 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대표 선임을 계기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같은 날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표이사에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주우정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번 보임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굵직한 해외수주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경기 침체로 실적이 감소하는 등 건설사 수장들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상황이었다”라며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내실화를 위한 경영혁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