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바람 휘몰아친 건설업계...수장 교체 키워드는 ‘재무안정성‧수익성 강화’
업계 실적 악화에 재무통 앞세워 실적 개선...위기 정면돌파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건설업계가 수장 교체를 통한 경영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재무통이 수장에 오르는 등 건설사 나름대로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 뿐 만아니라 중견사들도 앞다퉈 CEO교체에 나서며 침체된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건설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챙기면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이에 정통한 인물들을 전면배치함으로써 불황을 타개하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의 대형건설사는 물론 중견 건설사들도 올해 수장 교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현대차그룹은 현장 경험과 전략 및 기획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 이한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전무)를 새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하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1970년생인 이한우 부사장은, 지난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기획실장, 건축주택지원실장, 전략기획사업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 말 주택사업본부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주택사업본부장의 경험이 풍부한 만큼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강화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등 신사업과 안정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같은 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는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주 사장은 현대제철에서 재무관리실장,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지냈으며, 기아에서는 재경본부장(부사장·전무)을 역임했다.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 타개와 기업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국내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조직 개편 및 내부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DL이앤씨는, 주택사업의 역사를 같이 한 박상신 대표를 재선임함으로써 수익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동시에 꾀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이사는 DL건설 전신인 삼호에 입사해 그룹 내에서 주택사업만 30년간 맡아온 '주택통'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는 재무·전략통인 전중선 대표를, GS건설은 GS그룹 오너 일가 4세인 허윤홍 대표를, SK에코플랜트는 김형근 사장을 선임했다.
중견 건설사들 역시 수장 교체를 통한 조직 정비에 나섰다. 올해 들어 진흥기업, 태영건설, HJ중공업 건설부문, BS산업, KCC건설 등이 수장을 교체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정두영 대표를 해임한 뒤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CEO 교체를 단행했다.
중견사들 역시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장 교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회사의 수익이 악화되는 등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건설사들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건설업계 수장 교체 키워드는 ‘재무안정성‧수익성 강화’로 요약된다”며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재무 안정성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인물을 수장으로 세움으로써 업계가 처한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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