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석 달 연속 1% 기록…체감 물가는 여전히 '한겨울'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조사 결과 발표 석유류 5% 넘게 떨어져…신선식품지수는 32개월 만에 최저치 무(63%)·호박(43%)·오이(28%) 고공행진…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 2.9%↑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1%를 기록했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김장 등 가계경제와 가까운 채소류 물가는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40(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부터 다섯 달 연속 2%대에 머무는 등 안정세를 보였으며 9월(1.6%)부터 1%대로 내려온 후 석 달 연속 1%대를 유지했다.
이날 조사 결과를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0% 올라 전체 물가를 0.08%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 물가가 10.4% 상승하면서 0.15%포인트 수준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9월(11.5%)과 10월(15.6%)에 이어 석 달 연속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기상여건 개선, 출하량 확대 등으로 상승 폭은 둔화했다.
품목별로는 ▲무(62.5%) ▲호박(42.9%) ▲오이(27.6%) 등의 가격 상승이 엿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여름철 고온 현상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이 올랐던 영향이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떤 과실류 가격은 8.6% 하락했다. 대표적인 예로 ‘금(金)사과’로 불렸던 사과 가격도 8.9% 하락했다.
석유류는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낮췄다.
석유류이 경우 10월과 비교하면 2.4% 상승했는데 이는 국제유가 가격은 하락했지만,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 물가는 2.1% 높아졌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0.97%포인트 올렸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0.4% 상승률을 보이면서 2022년 3월(-2.1%)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6%로 석달 연속 1%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9%였으며, 이 중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8% 높아졌다.
공미숙 심의관은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과실류와 석유류 가격이 내리는 등 전반적인 흐름은 지난달과 유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만, 석유류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 11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따.
문제는 최근 물가 둔화 흐름에도 물가 수준 자체는 높다는 점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4.40으로 2020년(100)보다 14%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인플레이션이 누적돼 물가 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에 체감물가는 아직 높을 것”이라며 “고물가 추세가 둔화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누적된 고물가로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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