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속 외국인 '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카카오' 사들여…"탄핵 등 고려 투자 신중해야"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 이틀 간 외국인 투자자 7240억원 순매도 밸류업 효과 기대한 금융주조차 내던져…업종별 차별화 장세 엿보여 실적, 외국인 수급에 따른 상승 동력 갖춘 종목에 대한 투자전략 세워야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일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7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외국인투자자들은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적, 외국인 수급 등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12월 4·5일) 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7240억원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과 기관이 각각 5030억원, 72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결국 2400대로 내려앉았다.
심지어 외국인 투자자는 밸류업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초부터 강한 매수세를 보였던 금융주까지 내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계엄 사태 후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KB금융(2220억원) ▲삼성전자(2140억원) ▲신한지주(930억원) ▲현대차(480억원) ▲하나금융지주(400억원)으로 금융주가 3개나 포함됐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모든 종목에 발을 빼고 있진 않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200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0억원) ▲카카오(380억원) ▲POSCO홀딩스(360억원) ▲HD현대일렉트릭(340억원) ▲NAVER(340억원) 등은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전체적인 거래실적이 ‘순매도’인 것은 맞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사들이는 종목은 있는 셈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외국인 순매수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살펴본다면 올해 하반기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처럼 밸류에이션 레벨이 낮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며 실적 수급 모멘텀(상승동력)이 살아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으면서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이 이에 해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지수 하락폭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당초 우려만큼 확대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후속 대책 시행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에서 추가 급등하지 않고 있다는 점, 코스피 이익 하향 조정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점 등이 충격을 중화시켜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해제,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대통령 탄핵 정국 등과 같은 각종 정치 리스크는 단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매 후 짙은 관망세를 보이기 때문에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하지만, 코스피 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탄핵 정국에서는 사업 연속성 관련 의구심이 대두되는 업종, 사회 혼란 장기화에 대비해 소비자심리 둔화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내수 업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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