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런 일이"...게임업계, 계엄·탄핵 정국에 주가 '울고', 신작·쇼케이스 관심은 '↓'

국내 주요 게임사 8곳, 계엄 선포 이후 주가 일제히 하락 내부 영향보단 계엄·탄핵 영향 커...코리아 디스카운트 '직격' 신작 및 쇼케이스 흥행에도 못 웃어...정치적 혼란이 이슈 덮어

2024-12-10     김민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과 탄핵 여파가 게임업계에도 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과 탄핵 여파가 게임업계에도 여진을 남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계엄 선포 이후 상장 게임사 대부분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연말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사들은 불확실한 정세가 신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혹여나 있을 위기나 논란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12·3 계엄' 사태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곳은 증시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김민우 기자]

게임업계가 이번 '12·3 계엄' 사태 여파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부분은 주가였다.

실제로 국내 상장 게임사 8곳의 이날 주가는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크래프톤'은 3일 기준 종가 32만8500원에서 이날(2시 23분 기준) 30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넷마블' 역시 5만7200원에서 5만3900원까지 떨어졌으며, '엔씨소프트'는 23만9000원에서 19만2000원까지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계엄 선포 다음날 주가가 1만941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1만7450원으로 하락했다. '시프트업'은 5만9400원에서 5만4700원까지, '펄어비스'는 3만9000원에서 3만5500원까지 줄었다.

계엄 선포 전날(2일)까지 5만2600원을 기록했던 '컴투스'는 4만7600원까지 하락했고, '위메이드' 역시 4만4750원에서 4만원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주가 하락에 계엄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상장 게임사 관계자 A씨는 "이번 주가 하락에 게임사 내부 영향도 있겠지만 계엄 선포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크다"며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장 게임사 관계자 B씨도 "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에는 반등의 기미도 있었지만 탄핵 부결 이후 일제히 주가가 급락했다"며 "지금 같이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가를 회복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메이플 콘 2024' 입장을 위해 대기 중인 관람객들. 기사 내용과는 관계 없음. [사진=김민우 기자]

증권가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최악의 가정(Worst Case)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2450~2500선 회복과 안착이 확인되기 전까지 신규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추격매도는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현 지수대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저점 확인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게임업계에선 정국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 향후 내놓을 대형 신작이나 행사 등에서도 악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탄핵안이 표결된 지난 7일 일산 킨텍스에서는 국내 최대 서브컬처 행사인 'AGF'와 넥슨이 개최한 '메이플 콘 2024'가 열렸다.

다행히 행사가 무사히 개최되고 행사 인원도 만석을 이뤘지만 행사를 주최한 게임사들은 혹여나 모를 안전 사고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메이플 콘 2024'를 개최한 넥슨 측 관계자는 "(탄핵 이슈가) 전국적으로 부상하는 만큼 영향이 있긴 했지만 최대한 우리가 기획해온 행사를 관중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다"며 "그런 만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더욱 안전 문제를 철저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신작 '패스 오브 엑자일 2' 일러스트. [카카오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겨울 대목을 맞이해 대형 신작을 내놓은 게임사들로서도 이번 '12·3 계엄'이 모든 이슈를 덮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작이 조명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일과 7일 각각 신작을 내놓은 엔씨소프트('저니 오브 모나크')와 카카오게임즈('패스 오브 엑자일2')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저니 오브 모나크'는 론칭 나흘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톱 10에 올랐으며 애플 앱스토에서도 매출 톱 10 순위를 유지하며 초반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얼리액세스(미리 해보기)를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의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서비스 직후 '스팀' 글로벌 매출 순위 1위, 동시 접속자 57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게임 신작보다 국가적 위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같은 소요 사태가 애당초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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