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구원투수' 기관 투자자, 비상계엄 후 2조원 넘게 매수…삼성전자·SK하이닉스·카카오 사들여

이달 4~10일 코스피에서 2조 490억원 순매수…개인·외국인 물량 떠안아 국내 반도체·금융·AI 대표주 순매수 규모 상위권에 올라 계속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은 여전한 ‘위험 요소’

2024-12-11     김민수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10일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 490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인 매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수 방어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10일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 490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1조 3900억원, 1조 110억원을 매도했는데 해당 물량 대부분을 기관 투자자가 받은 셈이다.

일별 거래실적을 봐도 기관 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반면에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사들인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4770억원) ▲SK하이닉스(2210억원) ▲카카오(1170억원) ▲KB금융(1050억원) ▲NAVER(900억원) 등으로 반도체·금융·AI 대표주에 집중됐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업황 둔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이기주의’ 정책 등으로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으로 기관 투자자가 저가 매수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4150억원, 4960억원을 사들이면서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는 91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전장보다 2.43% 상승한 2417.84로 계엄 사태 당일(3일) 이후 닷새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여당 내 탄핵 찬성 의원이 하나둘 늘면서 탄핵 정국의 혼란이 빠르게 수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다만, 여당과 야당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윤석렬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통과 여부로 인한 변동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계엄령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불안 심리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했다고는 해도 완벽하게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락바텀(Rock Bottom·최저점)에 근접할 정도로 시장이 하락한다는 것은 기업별 약세 요인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역사적 하단에 근접하더라도 추가로 낮아질 위험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면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은 긍정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유효한 증시 저가 메리트 인식 속에 국내 정국 혼란 수습 기대감과 금투세 폐지 소식 등이 주가 재생력을 유지시켜주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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