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보다 못했던 한국 증시…12월 ‘유종의 미’ 거두긴 어렵지만, 상승 반전 가능성↑

아태 주가지수 87개 중 코스피 76위에 불과…코스닥은 최하위 ‘불명예’ 트럼프 차기 행정부 정책, 아시아 지역 성장·인플레이션에 큰 영향 대신증권 “코스피 하락 추세의 마지막인 현 시점에서 비중확대 전략 유효”

2024-12-24     김민수 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가 하락률 8.03%를 기록하면서 말레이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2.42%)와 더불어 유일하게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 한해 아시아 주요 증시 중 대만의 강세가 돋보인 반면에 코스피·코스닥 수익률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연말 증시 상승을 일컫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크게 꺾인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코스피 하락 추세는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대만 자취안지수가 28.85% 오르면서 아시아·태평양 11개 주요 주가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만 자취안지수에 이어 ▲홍콩 항셍지수(+16.63%)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15.78%)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5.65%) ▲중국 CSI 300 지수(+14.64%) 등이 10%대 상승률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와 반면에 코스피 지수는 올해 하락률 8.03%를 기록하면서 말레이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2.42%)와 더불어 유일하게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 87개를 참고해도 코스피의 올해 성적은 76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심지어 코스닥 지수은 올해 21.62% 급락하면서 ‘꼴찌’를 기록했다.

이달 초 블룸버그는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9500억달러(한화 약 1352조원)까지 벌어졌다면서 한국과 대만의 경제 상황을 대조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대만 자취안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기록한 이유는 시총의 3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82.1%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했을 때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인공지능(AI) 분야 주력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경쟁에서 밀리면서 올해만 주가가 약 31.8% 빠진 상태다.

CNBC는 심지어 올해 한국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주가 부양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혹평을 내놓았다.

이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등 국내 정치적 혼란으로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라고도 했다.

노무라는 내년 전망에 대해 아시아 각국의 통화정책 경로가 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외환 위험 노출도가 높은 한국·중국·호주 등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할 것으로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은 통화 가치 약세 현상을 일으키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자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노무라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지역이 내년 2분기부터 트럼프 행정부 정책, 중국의 과잉생산, 반도체 사이클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한국 증시가 어려운 요건에 놓여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하고 있지만, 하향 추세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처럼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된 적도, 다양하고 연속적인 이슈·이벤트·악재에 시달렸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왠만해서는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고, 증시는 물론, 환율, 채권시장까지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7월 이후 5개월 이상 지속된 코스피의 부진은 이번이 하락 추세의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대신증권은 ▲중국 경기 회복 ▲정부 재정 강화 ▲선행 EPS 반등 ▲연기금 순매수 등을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 시작된 중국의 경기부양 드라이브 효과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획재정부가 향후 확대재정을 약속한 가운데 정부가 내년 예산을 상반기 중 75% 집행할 것을 예고하면서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가 저점을 통과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으므로 금융시장 변동성 진정 시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기금의 기조적인 비중 확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 12월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매집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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