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에 뒤흔들리는 경제’...환율 1470원으로 치솟고 기업 체감경기 ‘급랭’
환율, 1500원 진입 목전...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제2의 외환위기 우려도 기업 체감경기, 코로나19 이후 최저...미 트럼프 정부 출범 불안도 가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정치 불안이 증폭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위로 치솟고, 기업 체감경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차갑게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7.5원에 출발한 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장중 한때 1486원대까지 기록했다. 이후 다소 진정세를 찾은 후 1476원대로 내려왔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을 밝히고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1500원대 진입과 제2의 외환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등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원화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내년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 불안과 환율급등 등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2월 기업경기 조사(11∼18일)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4.5포인트(p) 낮은 87.0으로 집계됐다.
12월 CBSI 87.0은 코로나19 대유행 첫 해인 2020년 9월(83.0) 이후 가장 낮다. 또 12월 하락 폭(-4.5p)은 2023년 1월(-5.6p) 이후 최대 기록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내년 1월 CBSI 전망치도 전산업(82.4), 제조업(85.2), 비제조업(80.3)에서 이달 전망치보다 각 7.3p, 3.7p, 10.0p 떨어졌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기업 체감경기 악화 배경에 대해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애로를 겪는 부분이 화학·자동차 업종 관련 기업들의 응답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나 경쟁 심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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