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신바람 냈던 4대 금융주, 정치적 불확실성에 ‘허우적’…"내년 주주환원 정책은 차질없이 수행될 것"

올해 초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손꼽히면서 사상 최고 수준 기록 비상계엄 사태, ‘강달러’ 현상 등으로 이달 4일부터 급락 내년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조와 함께 점진적 상향 가능성 ‘충분’

2024-12-27     김민수 기자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가 이달 들어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락세로 반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무서운 강세를 보여왔던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이달 들어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후 벌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인해 주가가 한 풀 꺾인 상황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지주사별로 내년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KB금융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종가 기준 5만3600원에서 10만1200원(12월 3일, +88.81%)까지 상승했고, 신한지주는 3만9350원에서 6만1400원(8월 26일, +56.04%)로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1만2840원에서 1만7200원(12월 3일, +22.96%)를, 하나금융지주는 4만2800원에서 6만8800원(8월 26일, +60.7%)로 급등했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요인은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문제 해결을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고, 4대 금융지주는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를 북돋았다.

올해 9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만 포함되면서 한때 시장의 의구심이 사기도 했지만, 이달 중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특별 편입되면서 4대 금융지주는 여전히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손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달 3일까지만 하더라도 주가 방향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금융주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우려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금융주부터 던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이달 4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KB금융(4280억원) ▲신한지주(1930억원) ▲하나금융지주(1170억원) 등 금융주를 집중 매도했다.

여기에 추가로 원/달러 환율 강세 여파로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고점 대비 10% 넘게 빠졌다.

다만, 증권업계는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정치적 불확실성, 강달러 현상 등으로 인해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후퇴할 가능성은 낮다”며 “증시 저평가 해소의 필요성이 높고, 은행별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율 목표를 정확히 제시하기 시작했다”며 “주주환원율 우상향에 기반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의 정상화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정치적 혼란으로 밸류업 정책의 동력이 유지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상황이지만, 금융주가 여전히 좋은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약 밸류업 공시를 번복하면 신뢰도 하락의 정점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금융회사들, 특히 금융지주의 밸류업 공시 번복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홍과 외홍이 맞물려 부진한 국내 증시에서 금융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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