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코스피 '상저하고', 2분기 터닝포인트…증권업계, 예상 밴드 2250~3200 제시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 요소, 대부분 ‘선반영'돼 SK증권, 코스피 밴드 2416~3206으로 가장 높게 예상 “지수 변동성이 크게 발생하는 연초에는 신중히 투자해야”

2024-12-31     김민수 기자
31일 주요 증권사들은 연말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이른바 ‘산타 랠리’는 올해 관측할 수 없었지만, 현재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는 만큼 내년 재평가를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코스피가 2400선을 지키지 못한 채 올 한해를 마무리한 가운데 증권업계가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국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원/달러 환율 강세 현상 등 각종 불안 요소가 있지만, 새해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말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이른바 ‘산타 랠리’는 올해 관측할 수 없었지만, 현재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는 만큼 내년 재평가를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우려했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상당 기간 소외됐고, 안팎의 악재가 부각되면서 좀처럼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며 관세, 보조금 폐지·축소,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으로 한국의 수출 성장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대비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비관이 커지다 보니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며 한국 증시의 체력이 약해진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확실성 구간이 연장되면서 대외 변수에 대응할 콘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계속 누출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했는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만약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대외 신인도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앞둔 상태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는 한국 증시가 이미 각종 악재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지수대가 추가적인 하향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미리 조정받았고, 실망감이 누적돼 투자심리가 더 악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점을 지나고 나면 이미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 관세 부과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대응, 글로벌 금리 인하 등과 함께 회복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는 가치 투자자라면 충분히 투자를 고민해볼 만한 가격대가 됐다”고 조언했다.

주요 증권사 13곳이 내다본 새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50~320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예상 밴드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SK증권으로 코스피 밴드를 2416~3206으로 제시했다.

SK증권은 올해 한국 증시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내년에는 유불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지만, 장점이 단점을 보완하는 ‘절장보단’(絶長補短)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또 ▲신한투자증권(2600~3100) ▲키움증권(2400~3000) ▲LS증권(2400~3000) ▲대신증권(2380~3000) ▲유안타증권(2350~3000)이 코스피가 3000선까지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반대로 ▲삼성증권(2350~2900) ▲신영증권(2260~2870)  ▲NH투자증권(2250~2850) ▲IBK투자증권(2380~2830) ▲한국투자증권(2300~2800)은 3000선 진입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고, iM증권(2250~2750)은 상·하단을 모두 가장 낮게 제시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2025년 증시에 대해 ‘상저하고’ 흐름을 전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사이클 추가 둔화가 예상되지만 주가가 예상경로를 선행하면서 한국의 상대 수익률이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코스피의 저점은 늦어도 2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내년 1분기 미국 증시의 조정이 나타나면 약세를 피하기 어렵겠으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2분기부터는 신정부 출범과 경기부양책 기대가 증시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박스권을 면치는 못하겠으나 하반기가 조금 더 나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특히 대외·대내 변동성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연초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외인의 반도체 업종 매도세 둔화와 원/달러 환율 안정화 시그널이 확연히 나타나면 시장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고배당·저평가, 순익 상향 등의 종목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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