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계 직면한 정유업계, 미래 성장 동력 42조 액침냉각 시장 넘본다
냉각 효율 우수하고 전력 사용량 줄여 HPC 분야 수요 증가 장기적 관점서 수익성 높은 분야로 평가...시장 선점 경쟁 치열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계가 액침냉각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액침냉각은 기존 공랭식 냉각 방식 대비 냉각 효율이 우수하고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데이터센터(DC)나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정유업계가 더욱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적 난이도와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2년 3억3000만 달러(약 48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21억 달러(약 3조1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40년이 되면 시장 규모가 4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액침냉각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먼저 GS칼텍스는 지난 2022년 11월 자체 액침냉각 유 브랜드인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공랭식 냉각 방식 대비 냉각 효율이 우수하고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이 제품을 4개 제품군으로 세분화해 데이터센터나 AI 등 다양한 수요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3월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300평 규모의 액침냉각 플랜트를 구축하고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산업용 냉각 장비 전문 기업인 MS인프라와 함께 제품 상용화 추진에 나섰다.
최근에는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인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가 지난 달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Green Revolution Cooling)사 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
아직까지 공인 제품 규격이 미흡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지표로 평가받고 있어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S-OIL은 지난해 10월 고인화점 액침냉각유인 ‘e-쿨링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저인화점 제품부터 고인화점 제품까지 제품군을 구축하면서 데이터센터 열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액침냉각 시장이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난이도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은 정유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또 기존의 공랭식 냉각 방식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정유업계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친환경적인 액체를 개발하고, 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등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고 있다”며 “액침냉각 시장은 그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소비를 대폭 절감해 탄소배출감축에 기여하고 전통적인 공랭 방식에 비해 냉각 비용을 95%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라며 “이런 장점으로 정유업계의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유업계는 냉각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사업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에쓰오일은 수소 연료전지 사업과 탄소 포집·활용(CCU)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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