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운 한국 경제…글로벌 IB,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JP모건, 1.3% 제시하면서 “내수 불확실성 단기 해소 어려워” 우려 물가·성장·환율 등 각종 경제 변수 관련 한국은행 결정에 시선집중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과 함께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 한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말 평균 1.8%에서 12월 말 1.7%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말 제시한 전망치(1.9%)뿐 아니라 정부의 올해 초 전망치(1.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IB 평균 전망치는 지난해 9월 말 2.1%에서 3분기 수출 감소 발표 후인 10월 말 2.0%로 떨어진 후 12월 말까지 석 달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는 JP모건이 1.7%에서 1.3%로, HSBC가 1.9%에서 1.7%로 각각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특히 IB 가운데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JP모건은 이번 보고서에서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층 더 짙어진 내수 불황을 결정적 변수로 지목했다.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경제심리지수가 전반적으로 꽤 큰 폭으로 하락했고, 올해 1월 들어서도 의미 있게 상향 반전할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까지 데이터를 확인하고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내수 불확실성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여 올해 1분기 수치까지 낮췄고, 그 결과로 연간 수치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전국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는 등 민간 소비 위축 현상이 감지됐다.
여기에 추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 후 대선 공약대로 관세를 상당 폭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본부장은 “올해 수출 증가율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대략 2% 선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해외 투자은행들이 내년에도 평균 1.8% 수준의 성장률을 예상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53년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1998년 -4.9%에서 이듬해 11.6%로 반등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우 2009년 0.8%에서 이듬해 7.0%로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어던 2020년 -0.7%에서 이듬해 4.6%로 금세 회복했다.
내년 전망치에 대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각각 2.1%, HSBC가 1.9%, 노무라가 1.8%, 씨티가 1.6%, 바클리가 1.5%, UBS가 1.3%를 제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JP모건과 HSBC가 지난해 11월 말 각 1.7%와 1.9%에서 12월 말 2.0%로 올렸다.
씨티가 2.0%에서 1.9%로 낮추면서 IB 8곳 전체 평균은 1.8%로 그대로였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물가, 성장, 환율 등 각종 경제 변수가 상충하는 가운데 이달 16일로 예정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치 불안, 항공기 사고 등은 소비심리를 추가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통화정채 방향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전례 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어느 방향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금융통화위원회 직전까지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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