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작' 갤럭시 S25, 가격 '동결'…수익성 보다 '점유율 방어' 선택
갤럭시 S25, 전작과 유사한 가격대로 출시 예정 삼성, 핵심 부품인 퀄컴 AP 가격 상승에도 제품 인상 자제 애플·샤오미 등 경쟁사 견제하기 위한 판매 전략 삼성 모바일 사업부, 원가 부담 커져 수익성 하락 가능성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가 예상을 뒤엎고 가격을 동결하기로 가운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업계는 갤럭시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가격이 20% 가량 상승한데다 환율 인상 등의 요인으로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수익성 방어보다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능 면에서 갤럭시 S25가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무리하게 올릴 경우, 경쟁업체인 애플 또는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에게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전략적인 가격 정책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 가격을 전작인 S24 수준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본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 중 256GB(기가바이트) 용량 제품 가격은 전작과 동일해졌다. 전작인 갤럭시 S24 제품 가격이 기본 모델 115만5000원, 플러스 모델 135만3000원, 울트라 모델 169만8400원이었다는 점에서 신제품 역시 이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용량이 더 큰 512GB 제품의 경우 전작 보다 1만5000원 가량 인상될 예정이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신제품 가격 동결은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길어지면서 가격 인상 시 판매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단기적인 수익성 보다 시장 점유율 하락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등 일부 외신에선 삼성이 갤럭시 S25 가격을 올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스마트폰 핵심 부품 원가가 올랐기 때문에 어느정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삼성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 건 나름대로 갤럭시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갤럭시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갤럭시 S23이 공개된 2023년 1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2%였으나 갤럭시 S24를 출시한 지난해 1분기에는 20%로 2%(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샤오미는 11%에서 14%로 증가하며 존재감이 두드러져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AI(인공지능) 기능 탑재를 강조한 갤럭시 S24로 최대 경쟁사 애플(17%)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샤오미 14%, 오포 8%, 비보 7% 등 중국 업체들이 순위를 이었다.
올해도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려면 애플,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최초 AI폰이라는 타이틀로 갤럭시 S24의 대대적인 흥행을 이끌 수 있었다.
다만 올해는 갤럭시 S25 시리즈가 12GB(기가바이트) 램으로 동일한데다 디스플레이 화면이나 카메라 기능, 배터리 용량 등이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정보가 제품 출시 전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오면서 갤럭시 S25의 흥행을 이끌 차별적 요소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점유율 하락을 우려한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가격을 동결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입장에선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며 억울한 상황이 됐다.
갤럭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 가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탑재해 원가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핵심부품 중 가장 높은 원재료 비중을 차지하는건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모바일 AP다. 삼성전자는 그간 퀄컴의 AP '스냅드래곤'과 자사 반도체사업부가 만든 AP '엑시노스'를 혼재해 모델별로 유연하게 사용하며 수익성을 방어해왔다.
이번 갤럭시 S25에도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려고 했으나 수율 문제로 전 모델에 퀄컴의 신제품인 스냅드래곤 8엘리트를 탑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퀄컴의 칩이 전 모델 보다 20% 가량 상승한 상황에서 삼성 MX사업부의 원가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들 때 퀄컴, 미디어텍으로부터 공급받는 모바일 AP 솔루션의 매입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조7051억원으로 가전과 모바일사업을 포함한 DX(디바이스경험)부문 전체 원재료 비중 중 16.6%를 차지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바일AP와 함께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카메라 모듈의 경우 같은 기간 4조2741억원을 매입해 8.1% 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카메라모듈의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에서 공급 받는 내부거래에 속한다.
이번 갤럭시 S25 가격 동결로 하반기 출시되는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7, Z플립7 등의 신제품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능으로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이다 보니 차별화 요인이 되는 건 디스플레이 화면이 더 큰 폴더블폰일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가 상반기 갤럭시 S25 판매추이를 고려해 하반기 폴더블폰 가격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2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신제품인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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