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이통3사, 'AI 수익화' 본격 시동...5개社 AI 전략과 전망은

지난해까진 'AI 도입'이 핵심...올해부턴 본격 수익화 적극 창출 네카오, 포털 및 메신저 점유율 바탕으로 쇼핑·광고에 AI 도입 이통3사, 데이터센터·콜센터·AX 공략...제1 사업영역까지 확대 차별화된 AI 서비스는 '기본'...빅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필요'

2025-01-28     김민우 기자
네카오(네이버·카카오)와 이동통신 3사(KT, LGU+, SKT)가 기존 사업 성과를 뛰어넘을 핵심 분야로 인공지능(AI)을 점찍으며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MIT]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네카오(네이버·카카오)와 이동통신 3사(SKT, KT, LGU+)가 기존 사업 성과를 뛰어넘을 핵심 분야로 인공지능(AI)을 점찍으며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기업이 지난해까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AI 도입'을 알렸다면 올해부터는 AI를 통한 수입 확보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AI 서비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AI 수익화'가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AI 서비스와 함께 산업별 핵심 기업들과의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단기간에 매출 확보를 위해 무리한 성과 목표를 내놓기보다는 중장기 전략 아래 꾸준한 수익 창출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는다.

◇네이버, 포털 점유율 1위 바탕으로 쇼핑·검색·광고 등에 AI 적극 탑재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 2023년 8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털과 메신저 시장을 각각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AI 서비스를 고도화해오며 성장 모멘텀 마련에 나서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절반이 넘는 국내 포털 점유율을 바탕으로 검색, 쇼핑, 광고 등 모든 서비스에 자사 AI 서비스를 탑재하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네이버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선보인 검색 'Cue(큐):'와 대화 서비스 '클로바X', AI 기반 쇼핑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한 홈피드와 클립을 선보인 이후 모바일 메인 체류 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기능인 'AI 브리핑'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때 국내 포털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네이버는 2022년 이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추격이 거세지며 현재는 50%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활용도가 늘어나며 네이버의 검색 기능을 대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검색, 광고, 쇼핑 등에 AI를 적극 탑재해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AI 생태계 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고객분석 및 마케팅 지원 상품 'N클루'를 출시했다. [사진=네이버클라우드]

현재 네이버 내 AI 서비스 가운데서는 음성 기록 서비스인 '클로바노트'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매월 최대 10시간 녹음이 가능하며, AI 요약 기능도 최대 15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음성을 텍스트로 풀어주는 서비스 덕분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에서 AI 관련 서비스 제작을 맡았던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서비스 중에서 확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을 꼽자면 네이버가 아닐까 싶다"며 "당장 쇼핑, 검색, 광고만 하더라도 네이버 AI가 활용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서비스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인데 '클로바노트'와 같은 무료 서비스가 추후 유료로 변경됐을 때 이용자들이 유료로 전환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 카카오, '카나나'로 AI 시장 본격 승부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0월 22일 용인 카카오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 2024'에서 신규 AI 브랜드 '카나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인 카카오도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를 통해 AI 시장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 공개된 카나나는 사내 테스트를 거쳐 올 상반기 중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카카오톡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전략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카나나를 중심으로 초개인화 서비스와 새로운 광고 수익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자사 메신저인 '카카오톡'에도 AI 탑재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쇼핑하기에는 AI 추천 서비스인 '카카오 AI쇼핑메이트'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쇼핑에 특화된 AI가 쇼핑을 잘하는 친구가 돼 이용자의 선물하기 경험을 고도화시킨다. 또한, AI 번역과 맞춤법 교정 등을 추가하며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쇼핑, 광고, 검색 등의 분야에서 AI 활용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카나나'가 한국어 성능 테스트에서 우수한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이용자들을 공략한 다양한 서비스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와 같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많은 만큼 수익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어에 특화된 AI 서비스가 다른 국내 기업들에 비해 차별화된 기능을 못 갖출 경우 내수용 AI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도 포화상태인 기존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AI'에 방점을 찍고 수익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도 포화상태인 기존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AI'에 방점을 찍고 수익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주력으로 삼는 AI 사업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다. 

AIDC 시장의 경우 지난해 1조달러(약 1300조원)대에서 오는 2028년엔 두 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AICC 역시 업무 효율화 차원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SKT, 오는 2030년 AI 매출 10조5000억원 달성 목표 

SK전시관 내 데이터 흐름을 시각화한 AI DC(데이터센터) 구현 부스의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11월 인적분할 이후부터 3년간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해 기반을 닦아 왔다.

크게 AI 데이터센터, AI B2B, AI B2C에 집중해 수익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가장 가시적인 성과로는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이다. 2023년 9월 정식 출시한 에이닷은 지난해 10월 말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새로 도입된 아이폰 통화 녹음 서비스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서비스를 B2B 버전까지 넓혀 수익 밸류체인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제조 특화 AI 상품을 개발해 산업 영역의 AI 혁신도 가속화한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국 단위의 AI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 전국에 연결된 통신 기지국에 에지 AI 기술을 도입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AI' 사이의 간극을 메꿀 수 있는 ‘에지 AI'를 도입해 전국 단위 AI 인프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지역 거점 AI 데이터센터와 수도권의 GPUaaS를 주축으로 에지 AI를 결합해 전국이 연결되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고속도로)’를 구축, AI 생태계 활성화를 앞당기는 핵심 인프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전체 목표 매출 30조원 중 35%인 10조5000억원을 AI를 통해 거둔다는 방침이다. 

◇ KT, AX 사업으로 2029년까지 누적 4조6000억원 달성 제시

KT는 지난해 10월 10일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AI 로드맵을 공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KT 오승필 기술혁신 부문장 부사장, 김영섭 대표, 정우진 컨설팅그룹장 전무. [사진=김민우 기자]

KT의 경우 통신기술(CT) 역량에 AI 기술을 융합한 'AICT 컴퍼니'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인공지능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본격적인 AI 서비스는 올 상반기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개발하고, 소형언어모델 'Phi(파이) 3.5' 기반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내놓는다.

KT는 AX 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누적 매출액을 최대 4조6000억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원년이 될 올해에는 2690억원 가량이 AX 사업을 통해 창출될 전망이다. 2026년에는 6100억원, 2027년 1조1020억원, 2028년 1조2960억원, 2029년 1조37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의 올 3분기 매출액이 6조6546억원임을 감안하면 AX 사업은 현재 KT의 핵심 매출을 담당하는 무선, 유선 사업만큼 커질 전망이다. 

◇LGU+, All In AI로 2028년까지 연매출 2조원 달성 목표

LG유플러스가 익시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IPTV와 대화하면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형 탐색'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역시 AX 전환에 발 벗고 나서며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2B(기업간거래) 영역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육성해 매년 7~9% 이상의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률을 도모하며, B2C에서는 디지털 기반 유통 구조 전환 전략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출시하며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에서의 주도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익시오는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데이터 없이도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한다. 

AICC(AI 콜센터)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구축 중이다. 지난 2021년 구축형 'U+AICC 온프레미스'를 선보인 이후 제조업, 금융권 등에 연이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550억원 가량의 수주 매출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8년까지 5100억원의 누적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AI B2B 중장기 전략인 'All In AI'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이 3조8013억원임을 감안하면, 'All In AI' 사업을 확실한 제1의 사업 영역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큰틀에서 보자면 국내 이통 3사의 AI 전략이 비슷해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크다"며 "사실상 국내에서의 통신 사업이 점진적 하향세에 접어든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AI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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