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긴 설 연휴 끝, 불안 시작'... 中 딥시크·美 금리동결에 조마조마

설 연휴로 충격은 피했는데... 전문가들, '변동성 불가피하지만 제한적일 듯'

2025-01-30     김민수 기자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 쇼크와 미 연준의 금리동결로 31일 개장하는 국내 중시의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와 딥시크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설 명절로 일주일간 길게 휴장한 국장이 31일 개장하면서 국내 증시의 방향성에 투자자들의 가슴은 살얼음판을 걷듯 조마조마하다.

설 연휴 동안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쇼크가 미 증시를 덮친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국내 증시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30일 증권가에서는 딥시크의 부상,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쇼크가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수는 있겠지만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미국, 나스닥으로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 완화로 이어져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31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관심 종목은 역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 변동성이다. 

딥시크가 지난 20일 공개한 AI 모델 'R1'은 챗GPT 등 거대기업의 AI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에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춘 H800 칩을 사용했고, 지난해 말 공개했던 대형언어모델(LLM) 'V3' 개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성비'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엔비디아의 고성능·고비용 전략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 속에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할 경우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 16.97% 급락했지만 바로 다음날인 28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딥시크의 개발 비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8.93%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29일 블룸버그 보도 여파 등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4.10% 하락 마감하는 등 주가가 연일 출렁이면서 최근 5일간 15%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2022년부터 대중국 수출 규제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추가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딥시크 쇼크를 본격 반영하기 시작한 뉴욕 증시 역시  나스닥 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가 2% 반등한 뒤 다시 0.5%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의 단기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AI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로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등 소부장 업체들의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저비용 고효율 AI 칩(HBM3 및 추론 AI 칩)의 강점을 확보했기 때문에 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수혜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이나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칩(구글 TPU, 메타 MTIA 등) 탑재 비중확대로 탈 엔비디아 움직임이 커지는데다, 장기적 관점에서 딥시크의 저비용 AI 탑재 증가는 AI 생태계 확장을 의미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업계 전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은 중국대로 반도체칩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 AI 수퍼 사이클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딥시크-주요 AI 성능 비교 [그래픽=연합뉴스]

딥시크 쇼크는 '저비용 AI'의 출현이 미국의 AI 산업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과 딥시크의 공식 발표만큼 저비용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 등이 나오면서 그 충격파는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편 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도 국내 증시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주목된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인한 국내 증시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연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정책 완화 행보를 시작한 이후 첫 동결 결정으로 어느 정도 시장이 예상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9일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4.25~4.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작년 9월 50bp(1bp=0.01%포인트)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뒤 11월,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새해 첫 회의에서는 동결을 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공약이 구체화하기 전까지 연준이 관망 태세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도 이번 FOMC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며 “그러나 미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어 더 강경한 발언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개 이후 지표 변화를 살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이 발표된 이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7%, 0.51%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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