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비용 AI ‘딥시크’ 충격에 ‘20만 닉스’ 붕괴…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휘청’

SK하이닉스, 설 연휴 첫 주식시장에서 10% 가까이 급락 마감 삼성전자도 엔비디아 HBM3E 공급 소식에도 2% 넘게 하락 “종교와도 같던 AI 투자, 전환점 발생할 수 있어”…주도주 교체 전망도

2025-01-31     김민수 기자
중국 딥시크 충격에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뒤흔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 충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AI 모델 개발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업계의 상식이 딥시크 출현으로 깨지면서 그동안 AI 수혜를 입어 온 반도체 업체와 전력기기 업체들은 급락했다.

이와 반대로 AI 투자 주도주 교체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 업체 주가는 크게 올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만1800원(9.86%) 하락 19만92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내려온 채 장을 마친 것은 지난 15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는 10%가 넘는 급락세로 출발해 장중 낙폭을 12% 가까이로 확대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아냈다.

특히 테크윙(-8.18%), 윈팩(-8.05%), 하나마이크론(-7.66%), 디아이(-7.50%), 한미반도체(-6.14%) 등 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소재·부품 업종 대부분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저비용으로 거대 기술기업의 AI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구현한 딥시크의 등장이 AI 생태계의 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거의 종교와도 같았던 대규모 투자에 의존한 AI 개발 방법의 전환점이 멀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장에 던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연휴 기간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여전히 적극적인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중장기 캐팩스(Capex·설비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미묘한 변화가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딥시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이러한 우려로 인해 엔비디아가 17% 급락하는 등 AI 반도체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HBM3E 8단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승인 소식이 외부에 전해졌지만, 주가는 오히려 2.42%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세부 실적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 부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지연이 겹치면서 반도체 사업에서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머문 점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AI 산업 확대 수혜 효과가 기대됐던 효성중공업(-11.71%), 가온전선(-11.32%), 일진전기(-10.21%), HD현대일렉트릭(-7.87%), LS(-6.90%), 대한전선(-5.35%), LS ELECTRIC(-5.33%), 두산에너빌리티(-3.24%) 등 전력기기·원자력발전 업종 역시 주가가 떨어졌다.

다만, 중국 딥시크의 출현이 모든 종목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았다.

저비용 AI 모델의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NAVER(6.13%), 카카오(7.27%)를 비롯해 이스트소프트(11.24%), 더존비즈온(4.25%) 등 AI 소프트웨어 종목와 크래프톤(6.12%), 펄어비스(3.20%) 등 게임주는 상승 마감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명실상부한 주도주였던 반도체와 하드웨어는 의구심을 떨쳐내야 하는 위치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와 하드웨어가 시장의 의심을 지우려 분투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도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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