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맞아?...재건축 바람 탄 강남3구, 집값 고공행진

서울 보합에도 강남3구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 거래 이어져 서민들 한숨..."부동산 시장 양극화, 앞으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듯"

2025-01-31     권일구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전경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12.3 계엄 사태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 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3구와 여의도 등 일부 지역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상승세가 멈춰서며 4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강남3구는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주간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서초구와 송파구 상승폭은 전주보다 더욱 커졌고, 강남구는 보합세에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압구정 현대5차는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82㎡가 4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개포우성1차 전용 84㎡도 같은 기간 42억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데 이어, 래미안 도곡카운티 전용 84㎡도 이달 3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 역시 전용 84㎡가 이달 31억700만원에 거래되며 모두 최고가를 기록했다.

신당동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시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다시 한번 꿈틀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24년 1월~12월 기준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11.73%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강남3구 아파트가 8.51%, 강남 3구 제외 서울 아파트가 5.57%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몸값 오름세가 거세다는 평가다.

치솟는 집값에 강남 내 집 마련의 문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강남 입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우수한 주거여건이 보장된 강남은 한정적인 입지로 희소성을 갖춘 점과 각종 개발호재의 중심에 있어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점도 인기의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분양한 단지는 8곳으로, 일반공급 1480가구 모집에 42만8416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289.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분양단지에 사용된 청약통장(60만6976건)의 약 70%가 강남 3구에 몰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남3구에선 신규 단지 분양이 이어진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방배동 일원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래미안 원페를라'의 분양에 나선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총 109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59~120㎡ 48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르엘’,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사업인 ‘아크로드서초’ 등이 분양 예정이다.

강남과 더불어 여의도 부동산시장 역시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 강남권과 마찬가지로 재건축 기대감에 단지별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여의도 대교아파트 전용면적 95㎡는 24억원에 손바뀜됐으며, 수정아파트 전용 74㎡ 역시 19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진주아파트 전용 48㎡는 1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모두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상동 구도디앤씨 대표는 “강남3구는 정주환경이 우수하고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높다 보니 수요자들 사이에서 미리 선점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특히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에 강남을 비롯해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이외에도 경기도 부촌으로 꼽히는 1기 신도시 성남 분당에서도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지1단지 금호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7억6000만원, 상록우성 전용 69㎡는 15억5000만원으로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판교 백현7단지 전용 74㎡도 18억원에 거래되는 등 최고가를 달성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국적인 부동상 침체 속에서도 강남3구, 분당 등 재건축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집값 하락과 거래 절벽에 직면한 서민들의 한숨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양극화된 시장에 대한 불만과 불안이 켜져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는 앞으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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