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흑자, 전년대비 3배↑…12월에만 18조원 육박 역대 최대

반도체 등 IT 품목 증가세 뚜렷…승용차 등 비IT 품목 감소세는 둔화 동남아·EU·중국·일본·미국 등 주요 대상국 수출 대부분 호조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에 올해 전망은 불투명

2025-02-06     김민수 기자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해 12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호조, 해외 증권투자 배당 등의 영향으로 12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달러(약 17조 9000억원) 흑자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12월 경상수지 기록만 보다면  최대 흑자 규모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로 2023년(328억2000만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연간 전망치(900억달러)도 크게 상회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104억3000만달러)가 전년 12월(86억6000만달러)이나 전월(98억8000만달러)과 비교했을 때 모두 늘었다.

수출(633억달러)은 1년 전보다 약 6.6% 증가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증가세가 이어졌고, 승용차·화학공업제품 등 비IT 품목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11월(0.8%)보다 높아진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정보통신기기(37.0%)·반도체(30.6%)·철강제품(6.0%)이 늘었다.

특히 지역별로는 ▲동남아(15.4%) ▲EU(15.2%) ▲중국(8.6%) ▲일본(6.1%) ▲미국(5.5%) 등 주요 대상국 수출이 대부분 호조를 보였다.

수입(528억7천만달러)의 경우 4.2%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9.6%)은 감소했지만, 자본재(24.4%)·소비재(1.2%) 등을 중심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가스(-26.6%)·원유(-23.3%)·석탄(-10.6%) 등이 감소했고, 수송장비(59.2%)·반도체제조장비(42.6%)·비내구재소비재(7.5%) 등의 수입은 불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9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다만, 1년 전 같은 기간(-29억8000만달러)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도 11월(-7억6000만달러)보다 커졌는데, 겨울 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의 영향이라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1월 24억1000만달러에서 12월 47억6000만달러로 증가했으며, 특히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증권 투자 배당 소득을 중심으로 3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12월 중 93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9억5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2억3000만달러 불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억6000만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38억달러 감소하면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지난해까지는 한국 수출 실적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전망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발목을 잡고 있는데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관세 부과가 현실화돼 단기적으로 대외 수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종별로는 북미 진출 기업이 많은 자동차와 기계류에 피해가 집중되겠고, 여타 품목 역시 과거 대비 확대된 대미국 수출의존도를 고려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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