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金) 보유량 순위, 36위→38위…‘시세 예측’ 실패

지난 2013년 이후 추가적 매입 진행하지 않아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값 연일 고공행진 중

2025-02-06     김민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제 금(金) 시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는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지만, 한국은행은 지난 2013년 이후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

6일 세계금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행은 104.4t의 금을 보유해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8위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두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만약 국제통화기금(IMF·3위)과 유럽중앙은행(ECB·13위)까지 포함할 경우 40위까지 밀린다.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치면서 전체 상위 40위권 중앙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금 매입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총량이 104.4t에 멈춰있다.

그 결과,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말 세계 32위에서 2018년 말 33위, 2021년 말 34위, 2022년 말 36위, 지난해 38위로 계속 내려왔다.

다만, 1년 만에 금 보유량 순위가 두 계단이 한꺼번에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2023년 말 38위였던 카타르(99.2→110.8t)와 39위였던 헝가리(94.5→110.0t)가 각각 10t 넘는 금을 매입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월 한국은행은 블로그를 통해 “금 가격 고평가 견해가 우세하다”며 “향후 투기적 금 선물 매입 포지션이 청산되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의 분석과 달리 국제 금 가격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고, 전날 장중 온스당 2845.1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매입을 중단한 2013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결과적으로는 시세 예측에 실패한 셈이다.

이와 반면에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적극적인 금 매입에 나섰다.

세계금위원회는 “각국 중앙은행이 3년 연속으로 총 1000t이 넘는 금을 매입했다”며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1186t으로 4년 만에 최고였고, 특히 4분기에만 333t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t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독일(3351.5t), 이탈리아(2451.8t), 프랑스(2347.0t), 러시아(2335.9t), 중국(2279.6t) 순이었다.

또 폴란드(89.5t), 튀르키예(74.8t), 인도(72.6t)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