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기술수준 中에 2년 만에 추월당했다. 그나마 패키징 분야에서 명맥 유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보고서

2025-02-23     황재희 기자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이미지[챗GPT]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반도체 공정과 양산기술에서 미국과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이 첨단 패키징을 제외한 모든 기술 분야 기초역량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메모리 기술에서도 중국이 기초역량 부분을 추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기술과 관련,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의 사업화는 대만이 1위, 그 외의 기술은 기초역량 및 사업화 관점에서 모두 미국이 1위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국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최근 발간한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정의진.신동평)' 브리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수준은 2년 만에 중국에 대부분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석유보다 많은 금액의 반도체를 수입한다는데 경각심을 가지고 2014년부터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정책 추진과 대규모 투자(대외경제연구원, ’24.7)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표=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 기술 선도국의 기술수준을 100%로 환산했을 때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기술 분야는 한국이 90.9%로 중국의 94.1%보다 낮은 3위였고,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기술도 한국이 84.1%로 중국의 88.3%보다 낮았다.

전력반도체도 한국이 67.5%, 중국이 79.8%였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도 한국이 81.3%, 중국이 83.9%였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은 한국과 중국이 74.2%로 같게 평가됐다.

기술 수준을 사업화 관점에서 평가했을 때 한국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과 반도체·첨단패키징 기술에서만 중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하던 메모리 시장에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격차가 거의 없는 레거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물량 공세에 나서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설문 참여 전문가들은 앞서 2022년 진행된 기술수준평가에 참여한 이들로, 당시에는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 반도체 첨단 패키징기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 등은 앞서있다고 봤지만 2년 만에 뒤집힌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반도체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기술 생애주기를 평가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국은 공정과 양산에서는 중국을 앞서있지만, 기초·원천 및 설계 분야에서는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한국과학기술평가원]

한국의 반도체 기술수준에 영향을 미칠 미래 이슈로는 핵심인력 유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미·중 견제, 자국 중심 정책, 공급망 현지화 등이 꼽혔다. 이중 AI 반도체 기술만 한국의 기술수준에 유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보고서는 지금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부흥을 꿈꾸는 일본과 중국의 급격한 부상 그리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주축으로 한 동남아시아의 급성장 등으로 불확실성,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국내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작은 점 등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력 확보, 시스템반도체 분야 생태계 확대, 핵심인재 양성 및 기존 인재 유출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한편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6970억 달러로 예측되며, 점유율은 2023년 기준 미국 50.2%, 한국 13.8%, 유럽 12.7%, 일본 9.0%, 대만 7.0%, 중국 7.2%를 차지했다(SIA, 2024)고 밝혔다.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1년 21.0% 에서 ’23년 13.8%로 축소되었으며 그 이유로 한국의 강점인 메모리 시장은 ’21년 대비 40% 작아진 반면, 시스템 시장이 15.4% 확대(SIA Factbook 2021, 2023)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현재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2배 이상이며 IoT, 인공지능의 사용 확대로 시장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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