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대기업 10곳 중 6곳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안하고 계획도 없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조사...126개 기업 응답 기업, 불확실성 높아 긴축 경영...채용 계획 '보수적'

2025-02-27     황재희 기자
업종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채용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 [사진=한경협]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대기업 채용시장 한파는 봄이 와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과 석유화학‧제품 분야의 채용 문이 좁아지며 관련 기업 취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중 응답기업 126개사의 내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41.3%)은 지난해 상반기(37.4%)보다 3.9%p(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19.8%)도 지난해 상반기(17.1%)보다 2.7%p 늘어났다.

업종별 신규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철강 등 66.7%), 식료품(63.7%) 순으로 채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소극적이면서 채용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공채 대신 필요 시에만 충원하는 수시채용 확산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조사기업들은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로 수시채용 확대(19.9%)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서 중고신입 선호 현상 심화(17.5%),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 강화(15.9%), 경력직 채용 강화(14.3%),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13.5%) 등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 중 수시채용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응답 기업 10곳 중 6곳(63.5%)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상반기(58.5%)에 비해 5.0%p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37.3%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공개채용만 진행한다고 답한 기업도 36.5%로 높았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 유도(39.7%)를 주문했다. 이어서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경직성 해소(13.5%) 등을 나열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 우려에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채용시장도 얼어붙고 있다"라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세제지원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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