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전자업계 3월 주총 핵심은 '경영안정화'...대부분 '사내외이사 재선임' 안건 올려

삼성전기·LG디스플레이·LG이노텍, 사내외이사 재선임 LG전자부품사, 권봉석·이상우 등 지주사 임원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진과 이사회간 접점 마련...이사회 안정성 강화 삼성전자·LG전자, 반도체와 HR전문가 사외이사 영입 '눈길'

2025-02-28     황재희 기자
지난해 3월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5회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신사업보다는 경영안정화'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한 전자·부품 업계의 올해 주주총회(주총)는 경영 안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경영역량이 입증되고 핵심사업 이해도가 높은 기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수를 차지한 것에서 이런 기류가 읽힌다. 경영진을 관리감독 해야 할 사외이사 역시 경험자들을 재선임하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업들의 이같은 보수적 경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해 신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다지고 이사회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주요 전자부품업계가 주총을 개최한다.

다음달 19일 삼성전자는 수원에서, 삼성전기는 양재에서 같은 날 오전 주총을 진행한다. 이어서 20일 LG디스플레이(파주), 25일은 LG전자(여의도)와 LG이노텍(마곡)이 같은 날 주총을 연다. 

올해 전자부품 업계 주총 안건은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사내외 이사 선임,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 등이 핵심이다. 

특히 사내외 이사 선임의 경우 참신한 인물을 새로 영입하기 보다는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임원들을 재선임하거나 경영역량이 입증된 임원을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경영자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출신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하는 등 믿을만한 인물을 기용해 이사회와 경영진과 접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등 안정성을 꾀하는 분위기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사내이사에 경영 역량이 입증된 기술 임원진을 대거 등용한다.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부회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이 올라와 있다. 2020년부터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도 올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로는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3명을 재선임하며 기존체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전기도 사내외이사를 모두 재선임한다. 다음달 임기만료인 장덕현 사장과 김성진 경영지원 실장은 사내이사로, 환경 전문변호사인 이윤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LG전자는 올해 기타비상무이사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을 재선임한다. 경영관리부터 전략, 생산, 신사업 기획 등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해 신뢰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다음달 임기만료인 류충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의 재선임 안건이 올라와 있다. 회계와 재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갖춰 LG전자 회계 업무에 대한 견제와 감독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디스플레이(LGD)는 올해 임기만료를 앞둔 김성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강정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한다.  

이외에도 이상우 LG 경영관리부문장 겸 전자팀장(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이 부사장은 LG와 LG전자에서 오랜기간 경영전략 업무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LG이노텍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재직해온 이 부사장은 이번에 LGD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며, LG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시너지 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임기 만료인 법률전문가 이희정 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재선임한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실장 등을 지낸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반도체, 인사관리 등의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이사회 다양성을 꾀하는 경향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전문가를, LG전자는 인적자원관리 담당인 HR전문가를 새로 선임한다. 

삼성전자는 신임 사외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후보자로 추천한 사유에 대해 "시스템반도체와 AI 반도체 최고 석학으로 이사회에서 AI반도체와 관련된 사안들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LG전자는 강성춘 서울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추천 사유로는 "다양한 선진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사업전략과 인사제도의 연계에 대해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점, 전반적인 인사제도 및 조직문화 제안에 대한 기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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