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기침체 감수" 무너진 美 증시…韓 증시도 직격탄, 투자자 ‘울상’

간밤 나스닥 지수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4.0%) 기록 ‘강경한 관세 정책’ 미국발 악재에 코스피·코스닥 하락 마감 과도한 하락에 “투매보다 중립 포지션(보유) 대응이 적절”이라는 의견도

2025-03-11     김민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를 감수하고서도 고율의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후 미국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감수하고서도 고율의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후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한국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것은 부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고, 이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언급했는데 해당 발언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 결과, 간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0% 급락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0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7%) 넘게 빠졌으며, 한국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79포인트(-1.28%) 떨어진 2537.60에, 코스닥 지수는 4.32포인트(-0.60%) 내린 721.5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장 출발 후 2% 넘게 빠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웠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과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관세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단순한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침체 가능성에 대해 ‘과도기’로 응답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단기적 경기침체 또는 주가 급락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가가 하락하는 것에 좀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도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닐 투타 경제리서치 수석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풋’(Trump Put)의 행사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각종 주식투자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는 한국 증시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 A씨는 “코스피가 2600선 안착을 시도하는 듯 싶더니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여지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언제쯤 한국 증시가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과 경기침체 위험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당장 경기침체 진입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모멘텀을 측정하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10일 기준 -6.9pt대로 지난해 8월 침체 내러티브 확산 당시 레벨(-40pt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트럼프 발 침체 불안에서 기인한 전일의 미국 증시 폭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 주요 지표 이벤트, 트럼프 정부의 관세 대응 수위 변화 여부를 확인해가면서 투매 동참 보다는 중립 포지션(보유)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면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공백기이며, 우호적 정책이 가시화되는 것을 대기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관세 공포 따른 경기 둔화 우려 ▲경제지표 부진 ▲독일의 재정 확대 기대감 약화 등을 불안 요소로 짚으면서도 과도한 불안감은 경계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분기별 실적 전망치의 계단식 상승이 전망된다는 점에서 주가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 낮다”며 “이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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