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해 최대 과제 '인도 IPO' 로 현지 시장 공략 속도

IPO로 약 2조원대 자금 조달...현지 투자 확대할 듯 구광모 회장, 인도 LG전자 생산 공장 방문해 격려 인도 시장, 가전제품 경쟁 치열...차별화 방안 중요

2025-03-12     황재희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왼쪽에서 네번째)가 인도 벵갈루루 SW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LG전자가 올 상반기 최대 과제인 인도 IPO(기업공개)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5월까지 인도 IPO 를 완료하고  2조원대 가량의 자금을 확보, 현지 생산시설 건설과 R&D(연구개발) 재투자로 경쟁사를 앞서나갈 기반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인도 IPO는 LG전자 뿐 아니라 지주사인 LG 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안이다. 지난달 인도를 방문한 구광모 회장은 뉴델리에 있는 노이다 LG전자 공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꼼꼼히 둘러보며 인도 시장에서 LG 만의 차별화 방향을 주문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IPO를 5월까지 마치고 인도 현지 가전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 IPO를 통해 2조원대 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생산시설 확장과 함께 R&D 투자를 확대하며 인도 시장 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경쟁력을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앞서 LG전자는 1997년 인도 진출 후 푸네와 노이다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제품을 현지 생산해왔다. 특히 세탁기와 냉장고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각각 33%, 28%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에도 인도 시장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가 인도법인(LGEIL)에서 지난해 거둔 매출만 3조7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한 규모다. 순이익도 331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LG전자가 인도를 눈여겨 보는 이유는 성장잠재력이 높아서다. 인도는 소비력이 높은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가전 제품 수요 역시 수년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요 가전의 보급률은 아직 50%를 넘지 못했다.

이같은 인도의 성장성을 눈여겨보는 곳은 LG전자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애플, 소니,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현지 생산시설 투자 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이다에 세계 최대 스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애플도 폭스콘과 위스트론 등에서 인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인도 현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LG전자 역시 현지 투자 확대를 검토중이다. LG전자는 현재 인도 수도권  지역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제 3의 공장 신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도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문제는 생산시설 확대를 위한 자금이다. LG전자는 이를 인도 IPO를 통해 약 2조원대 자금을 확보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30억달러(약 18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계획하는 인도법인 지분의 15% 매각이 실행될 경우 약 2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얻을 수 있다. 

그룹 차원에도 이번 LG전자의 인도 IPO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달 인도 LG전자 생산공장을 방문한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인도 IPO는 국내외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LG의 글로벌 기업 가치를 확실히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중복 상장 논란을 극복하려면 국내 주주들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 등에도 면밀히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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