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회복세...삼성·SK하이닉스, 1분기 실적회복 기대

중국 이구환신 효과로 현지 IT기기 교체 수요 높아져 범용D램 빠른 재고 소진...D램 현물 가격 상승세 삼성·SK, 메모리 시장 75% 점유... 가격 협상 주도권 전문가 "2분기 갈수록 실적 개선 폭 커질 것"

2025-03-18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반도체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꺾였던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범용D램 생산량이 높은 삼성전자는 가격 협상력에서 주도권을 쥐며 실적 조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꾸준한 상승세와 함께 범용D램 수익성까지 개선되며 안정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양대 기업의 올 1분기 실적에 거래 가격이 오른 범용D램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범용D램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거래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AI서버와 PC에 탑재되는 고부가 D램인 DDR5 16Gb의 평균 현물 거래 가격은 5.08달러로 한달전보다 6.4%p(포인트) 상승했다. 올 1월 4.67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3달 연속 상승세다.

DDR5보다 구형 D램인 DDR4 8Gb 의 평균 거래 가격도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1.46달러에서 1.76달러로 올랐다.

메모리반도체 계열인 낸드플래시 주요 제품 역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메모리카드와 USB용 낸드 범용제품인 MLC(멀티레벨셀) 128Gb 제품의 평균 거래 가격은 지난 1월 2.18달러에서 이달 14일 기준 6.70달러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친 원인은 메모리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D램 가격 하락 탓이었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메모리 업황을 보수적으로 잡고 실적 기대치를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고객사들의 범용D램 재고 소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며 조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부터 중국 IT 시장 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스마트폰, PC등에 탑재되는 범용D램 수요가 증가하며 재고 소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옛 것을 새 것으로 바꾼다는 뜻의 이구환신을 앞새운 중국정부의 소비 부양책이 IT시장 회복세로 확산되고 있다"라며 "미 정부의 추가 관세 영향을 대비한 중국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도 D램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범용D램 가격 상승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인 8조8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고부가 AI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실적 견인 덕분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HBM 상승세가 정체 구간에 진입해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범용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최근 일부 증권사에선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올초 전망한 6조원에서 7조원으로 올려잡았다. 

박현주 유안타증권 반도체장비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조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라며 "범용D램 판매가 상승에 힘입어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사업 부문 실적 역시 상향 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전망은 더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본격적인 메모리 업황 반등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2분기들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수요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판매 증가 시그널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2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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