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밸류업’ 대표 주자에서 '갑론을박' 대상으로…“파티는 끝났다” vs “수익성 문제 없어”
금리 인하·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 하락 순이자마진 하락, 대출 규제로 인한 추가적인 성장 동력 확보 우려 “비용 효율성 높이고, 주주환원정책 이어가면 주가 방어 가능” 반론도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과 주주환원정책을 바탕으로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던 은행주가 새해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주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하기에 돌입하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우려와 비용 효율성 제고·매력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바탕으로 여전히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KRX은행업지수는 -1.6%로 코스피 수익률(-0.1%)보다 1.5%포인트 낮은 모습을 보였다.
범위를 더 넓혀 3개월 동안 상황을 보면 KRX은행업지수는 -7.6%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수익률(+1.1%)을 8.7%포인트 하회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한국 주식시장 하락과 함께 은행주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기업가치제고 계획, 즉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감이 대두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지속에 대한 의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인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국내외 정치적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인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여전한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주의 파티는 끝났다”며 “특히 대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추가 상승 동력 확보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2월에 이어 3월에도 코스피 지수와 비교했을 때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은행업 주가 흐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의 하락 사이클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시작된다”며 “은행업에 대한 산업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장기간의 기준금리 인하 시즌을 거쳐 경기가 회복되고, 기준금리 인하가 멈추고 시장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할 때에 비로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은행업의 이자 이익 수익성 하락은 예상되지만, 비용 효율성으로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이 낮아져도 은행주 전체 수익성을 크게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당금 비용율 하락, 자산경비율 하락 등 각종 비용 효율성을 끌어올리면서 만회할 수 있다”며 “이자이익 수익성 하락을 비용 효율성 제고로 만회하는 모습은 이미 2023~2024년 보여준 바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추가로 최근 2년 동안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진 점은 금리 하락 시 은행 수익성 변동 폭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2013년 말 21%에서 2024년 말 66%로 크게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지면 고정금리 대출자는 변동금리로 전환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대출한도 때문에 생각보다 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 대출로 전환할 때는 기존 대출 대비 대출한도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즌에 접어들더라도 과거보다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은행권의 수익 변동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은행업 주가 방향성에 긍정적인 요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3년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이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을 처음 결정한 데 이어 이제는 공통적으로 자사주 중심의 환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당배당금(DPS)의 증가를 보장하면서 남은 재원을 모두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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