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등 삼성TV에 바친 37년...고 한종희 부회장의 기술 리더십 새삼 주목

QLED부터 DX까지…TV 18년 연속 1위 이끈 '코뿔소 사장'

2025-03-25     김민우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지난해 4월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현장에서 비스포크 AI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의 품질 중심 경영을 이끌었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망 소식에 업계 전반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 TV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고인은 지난 37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으며 소비자 중심의 기술 개발을 강조해오며 회사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기술뿐만 아니라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사 차원의 품질 혁신에도 앞장서온 만큼 이번 한 부회장의 사망 소식은 향후 가전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리더십에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3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5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은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이날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에 TV 개발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이후 LCD TV 개발랩장, VD(영상디스플레이) 상품개발팀장, VD사업부장 등을 맡으며 삼성전자의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는 데 기여했다.

그가 진두지휘한 QLED TV와 마이크로LED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제품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삼성전자가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고인을 'TV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서 난관을 극복해 와 '코뿔소 사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2021년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돼 모바일, 가전, TV 등 소비자용 전자 제품 전체를 총괄하며 삼성의 '초연결 생태계' 전략을 이끌었다. 

고인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바탕으로 소비자 중심의 경험 설계를 강조하며 가전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지난해 4월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현장에서 비스포크 AI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무엇보다 한 부회장은 고객 중심의 품질 혁신을 핵심 경영 가치로 삼아왔다. 지난해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의 위원장까지 도맡으며 전사적 품질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데 힘써왔다.

생전 고인은 "기술과 품질은 최우선으로 지켜야하는 본원적 경쟁력이다. 품질은 양보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며 기술 경쟁력과 함께 소비자 신뢰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아울러 전 직원 대상 외국어 교육, 가족 참여 프로그램 확대 등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도 앞장서며 내부 조직문화 개선과 임직원 소통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고인의 발자취가 단순히 숫자를 뛰어넘어 회사 내에 품질 우선과 기술 중심의 경영 리더십을 뿌리내리게 한 만큼 이번 사망 소식에 회사 임직원들과 업계 전반에서도 많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1월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에 부고를 띄우고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애도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역시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 부회장의 사망 소식에 "한국의 전자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도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삼성전자 여러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갑작스러운 비보에 황망한 마음이다. 기술 패권 경쟁의 시대에 큰 별을 잃게 되어 안타까움이 크다”며 "삼성 TV가 1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 혁신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신 한 부회장님과 같은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추모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27일,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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