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부문 새 리더 누구?…'AI폰 주역' 노태문 사장 유력
TV보다 매출 비중 더 큰 모바일분야 실적 기여 사내이사 연임도 성공...연륜·네트워킹도 강해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최근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DS)부문과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DX부문은 TV와 가전제품, 모바일 사업을 아우르고 있으며, DX부문장은 해당 사업 의사 결정을 총책임지는 자리다.
노 사장은 갤럭시AI(인공지능)를 통해 모바일 사업 성과 기반 마련에 기여한데다 올해 사내이사를 연임하는 등 리더십 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안팎에서 신임도가 높은 것도 노 사장이 차기 DX부문장에 거론되는 이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석이 된 삼성전자 DX부문장 후보군으로 노 사장이 유력하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첫 AI폰 갤럭시S24에 이어 올해 갤럭시S25를 연달아 흥행시킨 성과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외에 글로벌 네트워킹과 소통능력, 리더십 등에서도 한 부회장의 뒤를 이을 적임자라는 평가다.
한 부회장과 달리 노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가 아닌 모바일 전문가로 각각 분야는 다르다.
다만 삼성전자 DX사업부에서 TV 보다 모바일 사업 실적 기여도가 커진 덕분에 자연스럽게 노 사장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TV, 모니터 등에서 올린 실적은 30조9316억원이었다. 같은기간 스마트폰은 114조424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TV판매의 3배 이상을 모바일 사업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노 사장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 사내이사 자리를 연임할 수 있었던 배경도 높은 실적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노 사장을 대표이사 후보자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갤럭시 S25 출시로 AI폰의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렸으며 파리 올림픽 마케팅 등 시의적절한 판매 전략을 통해 23년 109조원, 지난해 114조원의 실적을 창출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2011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혁신제품개발팀장을 맡았으며 이후 상품전략팀장, 개발실장을 거쳤다. 2020년부터 MX사업부장을 맡아 갤럭시 AI폰 개발을 주도하고 갤럭시버즈, 갤럭시워치 등 생태계를 확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모바일 사업부만 줄곧 거쳐왔던 노 사장이 TV와 가전사업까지 총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국기업의 추격과 경쟁 심화 등으로 TV와 가전 사업도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DX부문장은 TV 사업을 맡고 있는 VD사업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부(DA), 모바일사업을 하는 MX사업부까지 두루 아울러야 하기에 각 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전문성 역시 갖출 필요가 있다.
특히 TV와 가전, 모바일 모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고 해외 9개 지역의 생산, 판매법인을 총괄해야 해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노 사장 외에 또다른 DX부문장 후보로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 전경훈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 등이 언급되거나 과거 삼성을 이끌었던 OB(올드보이) 경영진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노 사장이 모바일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는 있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은 위협받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 사장이 MX부문장 역할에 보다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삼성 갤럭시는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글로벌 출하량 1위를 기록했으나 시장점유율은 18.6%로 2022년(21.7%)에 비해 지난해 3% 가량 떨어진 상태다.
다만 노태문 후임으로 거론되는 최원준 MX개발실장 부사장이 4일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MX사업부의 리더십 세대교체 기반이 마련된 상황이다. 노 사장이 DX부문장을 겸임하더라도 최 사장이 MX사업부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은 노 사장과 갤럭시AI폰을 공동 개발하는 등 노 사장 뒤를 이어 MX사업부를 책임질 차기 리더로 꼽히고 있다"라며 "노 사장이 DX부문장으로 가더라도 리더십 공백이 생기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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