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슬래그 자원화 '순환경제 사회'에 앞장

아스팔트 포장에 고강도·고내구성 제강슬래그 적용 포스코 사내 벤처 이옴텍, '슬래스틱' 철도침목 개발

2025-03-28     김동호 기자
제강슬래그를 골재로 활용한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광양제철소 도로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포스코가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등 ‘순환경제사회’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슬래그를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있다.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슬래그, 더스트, 슬러지 등 여러 부산물이 발생한다. 이중 쇳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고 남은 물질인 슬래그는 제철소 부산물 발생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부산물이다.

특히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약 500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인 약 2천 5백만톤의 슬래그가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는 만큼,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코는 먼저 제강슬래그를 아스팔트 도로포장 골재의 대체 자원으로 공급하고 있다.

제강슬래그는 쇳물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강 제품별로 요구되는 성분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제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천연자갈과 모래 등과 같은 천연골재 대비 높은 강도를 가지는 유용한 대체자원이다.

현재 고속도로 포장을 위해 필요한 1등급 천연골재는 부족한 실정인데, 내구성이 높은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아스팔트 도로포장이 주목받고 있다.

제강슬래그는 일반 골재에 비해 모양이 비교적 일정하고 각진 형상을 가지고 있어, 도로포장에 적용할 경우 맞물림(interlocking) 효과에 의해서 도로의 내구성이 일반 아스팔트 포장 대비 최대 2.2배인 64개월까지 늘어난다. 퍼즐 조각들이 서로 잘 맞물려 있으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것처럼, 각진 제강슬래그가 서로 잘 맞물려서 퍼즐처럼 단단하게 고정되는 원리로 도로의 구조적 강도와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러한 시장 수요와 제강슬래그의 우수성을 파악해 국내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기업과 협업해 제강슬래그를 아스콘 골재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해 국도 3호선 5개 구간 등 아스팔트 도로 포장에 제강슬래그를 적용했으며, 올해 2월 광양제철소 내 도로 포장시에도 제강슬래그를 활용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도로교통연구원,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현대제철과 함께 제강슬래그를 고속도로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에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제강슬래그의 적용사례와 4자간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제강슬래그 골재의 안정적인 품질확보 및 생산을 통해 향후 신규 고속도로 건설과 도로포장 유지보수에 제강슬래그 활용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철도 현장에 적용된 슬래그·폐플라스틱 복합재로 만든 슬래스틱 침목. [사진=포스코]

제강슬래그를 활용해 복합소재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포스코의 사내벤처 기업인 이옴텍은 제강슬래그와 폐플라스틱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철도 침목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19년 포스코 사내벤처 1기로 시작한 이옴텍은 박영준 대표의 주도로 제강슬래그와 폐플라스틱을 주요 소재로 하는 복합재 '슬래스틱(Slastic, Slag + Plastic)'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옴텍은 기존 침목에 사용되는 고가의 유리섬유 소재를 일부 슬래스틱으로 대체해 원가절감을 극대화 했다. 또한 사용된 슬래스틱 침목은 100%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적인 가치를 더했다.

특히, 슬래스틱 침목은 잘 갈라지지 않는 등 내구성이 좋아 고하중 철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가공이 용이해 다양한 길이와 형상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옴텍은 슬래스틱 개발 초기, 제철소의 고열 및 고중량 환경으로 인해 테스트에 실패하기도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침목 재설계 및 연구개발을 지속한 끝에 복합재 슬래스틱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를 포항제철소 철도 현장에 적용했다. 폐자원의 선순환과 철도 인프라 내구성 향상을 동시에 실현한 사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강슬래그와 같은 철강 부산물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해 천연자원의 절약과 부산물의 순환 활용에 기여하고 철강부산물의 부가가치를 제고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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