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관세폭탄에 '갤럭시' 반사이익?…시나리오 맞을까

애플의 아이폰 생산물량 90% 중국에 의존...직격탄 불가피 삼성도 최대생산지 베트남 관세리스크 있지만 비교적 유리

2025-04-09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가  관세 폭탄을 맞게된 애플 덕분에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의 휴대폰 갤럭시가 트럼프발 대중국 관세 폭탄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와 주목된다.

경쟁사인 애플이 생산물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삼성 스마트폰은 국내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되어 있어 관세 리스크 영향에서 경쟁사에 비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관세 문제로 곤란을 겪던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이 힘들다며 미 정부에 관세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어, 삼성전자의 반사이익 가능성은 예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중심의 생산물량을 인도와 브라질로 이전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전체 아이폰 물량의 90% 를 생산하는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은데다 미중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향후 관세 리스크가 해소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인 탓이다. 

트럼프는 당초 중국에 기본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합산한 54%의 고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중국이 협상 대신 강경자세로 나가며 미국에 보복관세로 반발했다.

그러자 미국은 현지시간 9일 기준 중국에 추가로 50%의 관세를 더 부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미국에 수출할 경우 관세율은 총 104%에 달하게 됐다. 

관세 폭탄 결과는 미국에서 현실화됐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폰 가격 급등 소식에 사재기 열풍이 부는 등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시리즈에 최대 54%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은 최고 40%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만약 중국 생산 아이폰에 대해 104%의 관세를 적용해 가격이 80% 대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가격은 현재 1199달러(약 170만원)에서 약 2022달러(300만원)를 훌쩍 넘게 된다.

삼성전자도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미국 스마트폰 수출 물량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 역시 46%의 관세가 매겨진 상황이다.

다만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애플이 '비상사태' 라면 삼성의 위기감의 온도는 다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베트남에서 전체의 50%,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전체의 30% 물량을 생산해 관세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조치에 보복관세로 강경하게 나가는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관세 협상에 신속하게 임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가 위기감을 다소 덜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베트남과 미국은 관세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베트남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관세와 관련해 협상할 시간을 갖기 위해 9일 발효 예정된 46%의 상호관세 부과를 최대 3개월 가량 연기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한 상태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삼성전자가 관세 폭탄을 맞은 애플의 상황으로 얼마나 장기간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여부다. 중국에 대한 고관세 조치가 당장 완화되지 않을 경우 애플은 미국에서 아이폰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삼성 갤럭시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현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등은 애플로 6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삼성전자 갤럭시가 추격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18%로 애플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한 애플에게 관세 리스크를 낮출 지원책을 제시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사 이익 가능성이 장기화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정부는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애플에 대한 관세를 면제·유예했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때문에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힘들다고 호소하며 관세 면제를 적극 요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을 전량 중국에서 조립해 미중 분쟁시 타격을 받는 대표적 기업으로 이번에도 또 다시 트럼프 정부에 지원책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삼성전자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장기화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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