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SK하이닉스 주식 매입하는 투자자들…신용거래융자잔고, 80% 넘게 증가

미국 상호관세 정책 불확실성 여전하지만, 반도체 주가 반등 기대감 여전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잔고도 4.5% 늘어 KB증권 “향후 하락보다 상승 여력에 초점을 둔 대응 필요”

2025-04-21     김민수 기자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982억원으로 지난달 말(2153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84.9%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전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982억원으로 지난달 말(2153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8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7308억원으로 지난달 말(6995억원)보다 약 4.5% 불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후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이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잔고가 늘어나는 동안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는 9조 8746억원에서 9조 6262억원으로 약 2.5% 감속했다.

즉, 다른 종목들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신용잔고 증가율이 두드러진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제약·바이오와 더불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3일(현지시간)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를 위해 반도체·반도체 제조장비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하원에서도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처럼 관세를 포함해 반도체 업종 전반에 불확실성이 드리우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주가는 각각 4.33%, 8.23% 떨어졌다.

다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등을 고려하면 반도체 관세 부과가 단기간에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관세는 AI 인프라 투자비용 증가 부담을 일으켜 오히려 AI 패권 경쟁 내 미국의 입지를 약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 조사에 최대 270일이 소요되고 원칙적으로 조사가 완료돼야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시일 내 반도체 품목 관세 확정을 단정하는 것은 이른 우려”라고 덧붙였다.

또 최악의 방안을 제시한 후 협상을 거쳐 다시 재조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감안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 업체를 겨냥한 핀셋 조치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 주가는 관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향후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여력에 초점을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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