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연속 흑자에도 불안한 韓 경상수지…美 상호관세 영향 우려↑
한국은행, 3월 경상수지 약 12조 8463억원 ‘흑자’ 집계 4월 흑자 규모는 3월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 미국 상호관세 불확실성 여전…추후 상호관세 효과 더 반영될 듯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한국 경상수지가 2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불학실성으로 향후 흑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9일 한국은행은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발표하고, 3월 경상수지는 91억4000만달러(한화 약 12조 846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2월(71억8000만달러)보다 약 20억달러 많은 수준이고, 전년 동기(69억9000만달러)보다도 약 22억달러 불었다.
3월 기준으로만 봐도 지난 2016년과 2015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흑자를 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1~3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192억6000만달러)는 1년 전 같은 기간(164억8000만달러)보다 27억8000만달러 더 늘었다.
다만, 4월 경상수지는 3월보다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4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본원소득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4월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3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기록해도 상품수지 쪽에서 흑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흑자 흐름은 이어가겠지만, 3월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경제전망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은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을 고려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기존 750억달러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국장은 “올해 1분기 실적만 보면 흑자 규모가 컸지만, 미국 상호관세 영향이 생각보다 강하고 광범위한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세정책의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3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84억9000만달러)가 2월(81억8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수출(593억1000만달러)은 반도체 수출이 1개월 만에 반등했고, 컴퓨터 수출도 증가하면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31.7%)·의약품(17.6%)·반도체(11.6%)·승용차(2.0%) 등은 증가한 반면에 석유제품(-28.2%)·철강제품(-4.9%)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1.0%), EU(9.8%)에서 흑자를 냈지만, 중국(-4.2%)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508억2000만달러)은 2.3%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4.6%)·석유제품(-15.1%)·원유(-9.0%) 등 원자재 수입이 7.5%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장비(85.1%)·반도체(10.6%)를 비롯한 자본재 수입이 14.1% 불었다. 승용차(8.8%)·비내구소비재(3.8%) 등의 소비재 수입도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2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규모는 전월(-32억1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7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다만, 해외여행 성수기가 끝나고 봄철 외국인의 국내 여행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2월(-14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32억3000만달러)의 경우 2월(26억2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직접투자 배당소득 수입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사이 16억8000만달러에서 26억달러로 증가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월 중 78억2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7억5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7억6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1억3000만달러 불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45억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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