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합창단 스토리] “100세가 되는 해, 백세합창단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합창단 활동후 일곱 살은 젊어졌다"는 최고령 단원 정의석씨 2020년 창단 멤버, 지금은 허리 펴지고 목소리 되레 쩌렁쩌렁

2025-05-10     최석영 기자

92세 최고령 단원 정의석 씨는 2020년 백세합창단의 창단 멤버로 참여한 이후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오랜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노래는 그의 몸과 마음을 다시 청춘으로 돌려놓았다. 합창단 활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병원 갈 일도 없어졌다고 말하는 그는, 2024년 일본 국제 합창제에서 ‘장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나 그는 이 상을 함께한 단원들의 공으로 돌리며 겸손을 보였다. 그의 가장 큰 꿈은 100세 생일에 무대에 서는 것. “소망이 있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세대를 넘어 깊은 울림을 전한다. 1933년생인 그는 일제시대부터 6.25전쟁 등 역사의 굴곡을 거치며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되살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창립 1기 사원으로 이병철 창업주때 입사해 이건희 회장이 취임할 무렵 퇴사했다고 한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양재시민의 숲 매헌윤봉길기념관 대강당에서 백세합창단 최고령 정의석 단원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민우기자]

“노래를 시작한 이후, 제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올해 아흔둘, 그러나 마음만은 청춘인 정의석 씨. 그는 지난 2020년 창단된 백세합창단의 원년 멤버다. 올해로 어느덧 5년째 활발하게 무대에 서고 있다. 음악은 그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매 순간 무대에 서는 설렘으로 오늘도 청년처럼 살아간다. 

정의석 씨가 백세합창단에 발을 들인 건 오랜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다. “현재 단원으로 활동중인 도원회 선생님의 같이 노래해보자는 권유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창단 초기 “100세까지 함께 노래하자”는 목표로 모인 단원들의 열정은 정의석 씨에게도 깊은 감동과 동기를 안겨줬다.

“음악이 나를 젊게 만들었습니다”

합창단 활동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었다. 정의석 씨의 삶은 송두리째 달라졌다. “몸이 가벼워졌고 병원에 갈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는 노래의 힘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무엇보다 다시 청춘을 사는 듯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한다. 음악이 가져온 변화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양재시민의 숲 매헌윤봉길기념관 대강당에서 백세합창단 정의석 단원이 노래하고 있다. [사진=김민우기자]

일본 국제 시니어 합창제 '장수상' 수상

2024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 시니어 합창제에서 그는 일본 외 국적 참가자 중 최초로 장수상을 수상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상을 조용히 합창단 총무에게 전달했다. “이 상은 개인의 것이 아닌, 우리 합창단 모두가 노력한 결과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겸손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정의석 씨의 최종 목표는 명확하다. “100세가 되는 해, 백세합창단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그의 이런 꿈은 지휘자 김상경 선생님에게도 전해졌고, 두 사람은 함께 그 무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양재시민의 숲 매헌윤봉길기념관 대강당에서 백세합창단 정의석 단원이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김민우기자]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 “소망을 가지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청년 세대와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소망이 있으면 병도 이길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행동하세요. 저는 지금도 청년처럼 살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시대 속에서도, 그는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열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석 씨의 삶은 단순히 장수를 넘어서,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해답을 준다. 그의 열정과 진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선율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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