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실물 유심 교체 대신 '유심 재설정' 기능 도입, "유심 교체와 동등한 효과"

유심 물량 부족에 유심 재설정 프로세스 도입 "망에서 정보 받아야 해 셀프로는 불가"

2025-05-11     황재희 기자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 부사장이 11일 을지로 삼화타워 내 SKT 기자실에서 '유심 재설정 프로세스' 기술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재희 기자]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SK텔레콤(SKT)이 유심(USIM) 실물 교체 외에 이심(eSIM) 셀프교체도 병행하는 등 해킹 피해로 인한 가입자 이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부터는 유심 교체 서비스와 동등한 효과를 내는 유심 재설정 기능도 적용해 유심 물량 부족에 빠르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유심 재설정은 실물 유심 교체와 달리, 유심 내 저장 공간에 있는 금융 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를 다시 다운로드받거나 신청해야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SKT는 1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일일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유심 해킹 사태 수습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받으면 이번 해킹 사고를 통해 이미 유출된 유심 정보 내용과 고객의 유심에 있는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유심 교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이날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원래 이심 개통 프로세스가 불편했는데 5단계로 줄여 복잡한 정보입력을 생략하면서 고객이 본인 인증과 몇 가지 절차만 거치면 할 수 있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지난 토,일 20만명에게 문자를 통해 (이심 개통 서비스를) 안내했고 실제로 개통이 5000여건 정도 일어나 처리 확인됐다"며 "이심으로 교체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가지고 있으면 이심 셀프개통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SKT는 긴급 기술 개발로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마련했다. 

SKT는 유심 물량이 당장 부족한 상황에서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차선책으로,  유심 교체 비용을 아끼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심 가격은 7700원, 이심은 2750원이다. 이심은 실물이 아닌 통신망에서 내려받아야 해 가격이 싸지만 유심은 실물을 폰에 넣어 교체해야 해 가격이 더 비싸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사실 유심보호 서비스 만으로 충분히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지만 그래도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에 한해 (유심)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심을 교체해주면 되는데 왜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개발했느냐는 지적에 대해 류정환 센터장은 "실제 (유심을) 교체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한데 그 부분을 간편히 할 수 있게 새 기술을 적용,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어 실물 유심 교체와 달리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또 유심과 이심 사용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심 재설정 기능은 가입자가 직접 조작하는 셀프로는 어렵다. 류 센터장은   "망에서 정보를 내려 받아야 하고 가입자가 혼자 하다가 잘못 되는 경우도 있어 현장(대리점)에 꼭 와야 한다"라며 "유심교체와 동등한 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KT ,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와 달리 SKT가 유심 인증키 암호화를 진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류 센터장은 "암호화를 위해 운용중인 망과 연동성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하려고 준비중"이라면서 "합동조사단과 일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대표가 언급한 고객신뢰회복위원회는 곧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출범 시점과 인원 구성과 관련해서 김 센터장은 "투명하게 고객의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에서 위원장부터 위원들까지 외부인사로 꾸릴 것"이라며 "인원을 리스트업 하고 있으며 그분들께 수락 의사를 받아야 하지만 대략 1~2주면 구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T 대리점들은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유심 교체 등의 고객 지원 업무에 집중되면서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 부장은 "본사와 지역, 본사와 대리점, 현장 대리점들 간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을 지난 주 구축했다"며 "신규 영업 정지 끝나는대로 별도로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는 10일 자정 기준 유심 교체 고객은 143만명, 유심 교체 예약 신청 고객은 820만명, 대기 중인 고객은 722만명이라고 밝혔다. 다음달까지 유심 1077만개가 추가 입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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