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제 ‘경기 둔화’ 지표 곳곳에 나타나”…대내외 여건 악화 현상 관측
‘2025년 5월 경제동향’ 통해 한국 경제 현주소 진단 건설업 생산, 큰 폭(-14.7%)으로 줄어…수출 둔화까지 우려 기업 투자 심리도 위축 상태…청년층 실업률 소폭 증가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둔화’ 현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각종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가 발생하면서 대내외 경제 심리가 모두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KDI는 ‘2025년 5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KDI는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 위험’ 또는 ‘경기 하방압력 확대’와 같은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 경제동향에서는 ‘경기 둔화’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넣었다.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경기 둔화 국면 초입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한 셈이다.
3월 전산업생산은 지난해보다 약 1.3% 늘었지만, 건설업 생산이 무려 14.7% 줄어들고,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생산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그쳤다.
올해 4월 수출은 2024년보다 3.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0.6% 줄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인상 여파로 인해 대(對)미국 수출은 1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20.7%), 철강(-11.6%) 등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의 낙폭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추가로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가 3월에도 10.0% 증가해 소매 판매(1.5%) 상승을 이끌었지만, 승용차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0.5% 수준이었다.
또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3.7%) 등을 위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3월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보다 낮은 상황이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26.8%) 확대에 힘입어 3월 14.1% 증가했다.
다만, 설비투자전망 BSI는 90으로 장기평균(95)보다 낮게 조사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분위기가 관측됐다.
건설기성은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모두에서 크게 감소하면서 3월 -14.7%를 기록했다. 1분기 국민계정상 건설투자도 -12.2%로 부진 양상을 보였다.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9만3000명 늘었지만, 정부 일자리 사업과 연관이 있는 분야(15만5000명)가 대부분이었다.
제조업(-11만2000명), 건설업(-18만5000명)은 취업자가 크게 줄었고, 청년층 실업률조차 6.3%에서 6.6%로 소폭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는 3월과 같은 2.1%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낮아졌지만, 환율 상승·보험료 인상 등 정책 요인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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