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참전한 'AI 데이터센터 공조시장', LG·SK도 투자 늘린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액체냉각 솔루션(CDU)' 부상 LG전자, 1분기 공조사업만 3조원대 매출...CDU 기술도 확보 SK, 기술 난도 높은 액침냉각 등 차세대 솔루션 개발 투자

2025-05-14     황재희 기자
데이터센터 내에서 칩의 열을 직접 냉각시키는 액체냉각 솔루션인 LG전자 CDU(냉각수 분배 장치). [사진=LG전자]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독일 공조기기기업 플랙트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공조기기 시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공조기기 분야 사업을 하고  있던  LG, SK 등 다른 대기업도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투자에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고효율 공조 설비와 냉각 솔루션 등 관련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플랙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담당하는 에어솔루션 사업부를 에어솔루션 비즈니스팀으로 승격한 후 미래 먹거리로 공조 사업 확대를 추진온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도 공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에서 신뢰도가 높은 독일 전문 공조기업을 인수하면서 데이터센터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냉난방 공조 시장은 2030년까지  140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특히 이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해마다 두자릿수로 성장하며 441억달러(약 6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액체냉각 솔루션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플랙트사 인수를 연내 마무리짓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공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G전자도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솔루션 CDU(냉각수 분배 장치)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글로벌 고객사의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LG전자의 H&A사업본부에서 분리된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가 담당한다. ES사업본부는 가정용부터 상업용, 산업용까지 냉난방공조(HVAC)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1분기에만 3조54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LG전자의 실적 효자 본부로 떠올랐다. 

ES 사업본부는 연간 실적 규모를 10조원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 미래 수요가 높은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에도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 전시에 첫 참가해 빅테크 등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액체냉각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내 CDU 장비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AI 시장이 활성화되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기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능 컴퓨팅 작업이 이루지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소모가 높아 에너지 절감과 비용 효율성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효과적으로 열을 관리해줄 수 있는 냉각 솔루션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CDU 다. 

이 기술은 기존의 공기냉각 방식과 달리 금속 재질의 냉각판을 서버 내 열 발생이 높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칩에 직접 부착한 뒤 냉각수를 냉각판으로 흘려보내 열을 식힌다. 기존 공기냉각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력소모를 크게 낮출 수 있다. 

AI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그룹도 데이터센터용 솔루션 기술 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SK엔무브가 개발중인 액침냉각 기술이 대표적이다. 액침냉각기술은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제거해 기존 냉각 방식보다 빠르게 열을 식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냉각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CDU 기술과 함께 차세대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초기 시장으로 기술 난도가 높아 상용화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0억원에서 2040년 약 42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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