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삼성·SK "아직 한푼도 못받았는데..."
하워드 러트닉 "보조금 중 몇몇, 과도하게 관대"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와 계약한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가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줄곧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는데 미 상무부에서도 해외기업에 미 현지 투자 대가로 주는 반도체 보조금이 과하다며 재협상에 들어갔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전날(현지시간) 자국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 제공하기 한 보조금 일부에 대해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기 반도체법에 따라 제공하기로 한 보조금 중 몇몇에 대해 "과도하게 관대해 보인다"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재협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은 "모든 합의는 더 나아지고 있다"며 "아직 합의가 안 되는 것들은 애초부터 합의되지 말았어야 할 것들뿐"이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그간 반도체법에 대해 줄곧 비판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결이 같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약 두달 전 대미 투자자를 지원하는 미국 투자 액셀러레이터 사무소를 상무부에 만들고 반도체법 프로그램 사무소(CPO)도 맡기며 "전임 행정부보다 훨씬 나은 합의를 협상에 흥정에 따른 이득을 납세자에 가져다주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기로 한 보조금 규모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이 양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반도체 기업은 아직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달러(약 51조원) 이상 투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시설을 건설 중이다. 미 상무부로부터 받게 될 보조금은 47억45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이다.
미 인디애나주에 HBM(고대격폭메모리) 투자를 진행하는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투자 규모를 늘리기를 원하지만 이미 국내 반도체 기업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를 약속해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