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늪에 빠진 한국 경제…KDI “전반적인 경기 상태 ‘미약’”

6월 경제 동향 통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경기 둔화’ 진단 건설투자 감소폭 두드러져…미국 상호관세 불확실성도 여전

2025-06-10     김민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 동향’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미약한 상태를 보이면서 ‘경기 둔화’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 동향’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 경제 동향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해 ‘경기 둔화’라고 진단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의견을 내놓은 셈이다.

KDI는 “건설투자 큰 폭 감소가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는 등 관세 인상의 영향도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건설기성은 지난해보다 20.5% 줄면서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은 전월(-16.3%)보다 더 커졌다.

건축(-23.0%)은 주거용·비주거용 모두 부진했으며, 토목(-12.6%) 부문 역시 전기기계·플랜트를 중심으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일부 선행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5월(47)보다 6월(51) 소폭 상승했다. 건설 수주와 건축 착공 면적도 회복세를 이어갔다.

이와 반면에 수출의 경우 미국 상호관세 인상의 영향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그 결과, 5월 수출은 지난해 대비 1.3% 줄었고, 일평균 수출도 1.0% 증가에 머물렀다.

미국(-8.1%), 중국(-8.4%), 중남미(-11.6%) 등 관세 부과 대상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눈에 띄었고, 관세율이 대폭 인상된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무려 32.0% 감소했다.

건설업은 부진했지만, 광공업 생산은 4월 기준 지난해 대비 4.9% 증가했다.

한국 경제의 주요 생산품목인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21.8%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재고율은 102.3%로 낮아졌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운송장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4월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8.4% 증가했고, 선행지표인 5월 기계류 수입은 운송장비(34.1%)·반도체 장비(26.1%)를 중심으로 불었다.

소비 부진 현상도 계속 됐다.

4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0.1%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16.3% 증가했지만, 가전(-8.7%)·가구(-9.1%)·의복(-7.9%) 등 다른 주요 품목들은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2.5%), 교육서비스업(-0.9%)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의 생산 역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기준 101.8로 기준선(100)을 회복하면서 심리 위축 상태가 다소 완화됐다.

4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9만4000명 늘었지만, 건설업(-15만명)·제조업(-12만4000명) 부분은 감소했다.

KDI는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인상·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 등으로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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