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철강가전 50%관세에...LG·삼성 "올 것 왔다, 컨티전시 플랜 가동"
현지 공장 가동률 최대한 높이고 인근 멕시코 브라질 등 생산늘려 업계 "미국은 최대 시장...관세 실제로 부과 되면 가격인상 불가피"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철강 파생 제품 50% 관세 부과 발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2일(현지시간)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철강 파생 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앞두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양사가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에서 최대 매출을 내는 핵심 지역인만큼 관세 부과시 판매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50% 관세가 부과될 품목은 철강 소재가 포함되는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요리용 스토브·레인지·오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등으로 23일 0시 1분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가전 사업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제품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북미는 최대 가전 시장인만큼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25조1858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가전 사업부 매출의 75.9%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LG전자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가전 제품 철판물에 사용되는 철강 원재료의 주 매입처는 포스코로 지난해에만약 1조7000억원을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전제품에서 25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시 미국 시장 비중이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전제품 철강 원재료 매입처는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양사는 23일 본격적인 관세 부과시 우선적으로 미국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인접한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 외에 멕시코, 브라질 등에 미주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과 멕시코에 공장을 갖고 있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등의 행보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고 변동폭이 컸던 점에서 이번 철강 파생 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도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관세 부과는 단순히 삼성, LG 등 우리 가전업체 뿐만 아니라 GE 등 미국 가전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다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불확실성이 있어 당장 뭘 새롭게 대응하기 보다는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철강 파생 제품의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단지 우리 기업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지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 관세 정책이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전 가격이 오르면 현지 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이 전가되고 유일한 수혜자는 미국 철강기업"이라면서 "미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권 이후 관세 리스크가 계속 거론되온 만큼 시나리오별 대비책도 마련해둔 상황이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서울대 특별강연 등에서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선적으로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삼성전자도 올 1분기 실적 컨콜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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